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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이사 걱정 없이 월세로 사는 집, 임대시장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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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7회 작성일 24-08-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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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MT리포트-임대주택 패러다임이 바뀐다]④

[편집자주] 주택 임대시장의 주류였던 전세제도 유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전세대출과 이를 떠받치는 공적 보증 속 전셋값은 치솟았고 이렇게 부풀어 오른 풍선은 전세사기로 터졌다. 그러는 사이 전세를 대체할 임대시장은 성장하지 못했다. 공공임대는 높아진 생활 수준과 다양한 주거 수요를 채우기 역부족이다. 민간임대는 여전히 영세한 개인사업자들만의 리그다. 중산층이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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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기준 행정구역별 주거 점유형태/그래픽=이지혜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는 역대 정부의 난제였다. 전세라는 한국 고유의 제도 속에서 새로운 임대시장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이어졌지만 패러다임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유형의 기업형 임대주택의 성패도 임차인의 수요와 기업의 수익성이라는 시장 논리에 달렸다.


역대 정부의 대표적인 기업형 임대주택 정책은 뉴스테이다. 박근혜 정부때 도입한 뉴스테이는 최대 8년까지 월세로 거주할 수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이다. 특히 임차 후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뉴스테이는 임대료 논란, 정권의 탄핵 등으로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 정부에서 추진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은 장기에 초점을 맞춘다. 중산층이 최장 20년 동안 이사 걱정 없이 월세를 내며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상대로라면 임차인들의 수요를 맞출 수 있다. 다만, 뉴스테이 때도 불거졌던 것처럼 임대료를 둘러싼 임차인과 공급자의 입장 차이는 풀어야 할 과제다.

정부는 전세 시장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전세는 한국에서만 운용하고 있는 제도다.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주택의 임차 점유율은 38.8%다. 자가 점유율은 57.5% 수준이다. 임차 중 상당수가 전세다. 최근 전세사기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전세 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잇따라 "전세는 한국에서 수명을 다한 제도", "전세는 없어져야 할 제도"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공공주택이 저소득층에 초점을 맞춰 중산층을 위한 민간임대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기업형 임대주택이 안착하기 위한 더 큰 과제는 기업들의 참여다. 기업들 입장에선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매입임대주택을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일정 요건 충족시 부과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를 완화하는 방안을 꺼냈다. 임대료 규제도 완화하는 쪽으로 #xfffd;#xfffd;항을 잡았다.

현재 일부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에 나서고 있다. KT에스테이트는 리마크빌이라는 브랜드로 서울 동대문, 영등포, 관악, 군자, 부산 대연 등에 임대주택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모리빌딩처럼 대규모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자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보험사들의 역할에 주목한다. 자본력을 갖춘 보험사들이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에 들어올 경우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긴 시계를 가진 기업형 임대주택은 보험사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진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사업 발굴과 설계, 시공, 임대까지 다 할 수 있는데, 한국의 경우 설계와 시공 겸업 조차도 금지돼 있다는 점에서 일본처럼 거대 사업자가 나올 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며 "기업형 임대주택을 늘릴 순 있어도 민간 임대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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