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등 16곳 상법 개정 반대 긴급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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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스케이SK·현대자동차·엘지LG 등 주요 기업 사장 16명이 기업 이사들에게 주주를 위한 충실의무 등을 부과하는 상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재벌과 공동 성명을 낸 것은 9년여만이다.
한경협은 21일 주요 기업 사장 16명이 참석해 “최근 논의되고 있는 상법 개정 등 각종 규제 입법 보다 경제살리기를 위한 법안과 예산에 더욱 힘써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9일 기업 이사들에게 주주를 위한 충실의무와 보호의무를 함께 적용하는 상법 개정안을 최종 확정해 발의했다.
주요 기업 사장들은 성명을 통해 “위축된 경제 심리 회복을 위해 국회와 정부, 국민 여러분의 배려와 동참을 간절히 호소한다”면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많은 기업들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시달려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우리 증시의 밸류다운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최근 정치권이 민감해하는 증권시장 상황도 언급했다.
반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15일 이같은 주장과 반대되는 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포럼은 “이번 상법 개정은 지극히 당연한 이사의 주주 보호의무를 현실화시키고, 해외 장기투자 자금의 한국 시장 진입의 기초가 되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법’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한경협이 주요 기업들과 공동 성명을 낸 것은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시절인 지난 2015년 7월 이후 9년여만이다. 당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으로 인한 내수침체 등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이후 전경련은 박근혜 정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때 청와대의 요구로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회원사들이 거액의 출연금을 내는 데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주요 기업들이 탈퇴한 바 있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자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꾼 뒤 삼성·에스케이·현대차·엘지 등 4대 그룹을 다시 가입시켰다.
이날 성명 발표에는 삼성 박승희 사장, 에스케이 이형희 위원장, 현대차 김동욱 부사장, 엘지 차동석 사장, 롯데 이동우 부회장, 한화 신현우 사장, 에이치디HD현대 류근찬 전무, 지에스GS 홍순기 사장, 씨제이CJ 허민회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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