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재무통 CEO 16년…인텔, 돈 좇다 핵심칩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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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추락’ 인텔, 무슨 일이
그래픽=이진영 1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인텔은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ARM 주식 118만주를 더 이상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인텔이 이번 매각으로 1억4700만달러약 2000억원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갖고 있던 주식만 처분한 게 아니다. 인텔은 지난 1일 실적 발표 직후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1만5000명을 감원하고, 배당금도 오는 4분기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16억1000만달러약 2조2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14억800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여파다. 그래픽=이진영 테크 업계에서는 이 같은 위기가 마케팅과 재무 전문가 출신 CEO들이 인텔을 이끌면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다. 반도체 전문가였던 고든 무어, 앤디 그로브, 크레이그 배럿이 인텔 CEO로 기술 혁신을 이끌며 전성기를 일궜는데, 마케팅 전문가 출신으로 2005~2013년에 CEO로 재임한 폴 오텔리니와 COO최고운영책임자 출신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2013~2019년 재임가 인텔을 이끌면서 쇠락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특히 크르자니크는 원가 절감에 목을 매면서 투자와 연구·개발Ramp;D에 소극적이었다. 모바일 전용 반도체로 넘어가던 시기에 인텔은 경쟁사보다 뒤떨어진 1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만을 고집해 “사골처럼 우려먹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또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밥 스완2019~2021년 재임은 투자 비용 회수를 따지다 오픈AI에 투자할 기회를 걷어찬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통, 재무통 출신 CEO들의 헛발질이 잇따르자 뒤늦게 인텔은 2021년 밥 스완을 경질하고 기술 전문가인 팻 겔싱어 현 CEO를 회사로 다시 불러들였다. 그럼에도 인텔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파운드리는 ‘밑 빠진 독’ 되나 인텔은 강점을 보이던 서버용 CPU에서조차 AMD에 밀릴 처지에 놓였다. 인텔의 데이터센터 부문 올해 예상 매출액은 126억달러로 AMD129억달러에 추월당하고 내년에는 그 차이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역점 사업으로 올해 본격 시작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는 상반기에 총 53억달러 적자를 냈다. 이에 당초 계획했던 투자를 줄줄이 취소하거나 보류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인근에 추진하기로 했던 AI와 HPC고성능 컴퓨팅 연구·개발 허브 설립 계획을 접었고, 이탈리아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계획도 중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인텔의 파운드리 수익이 여전히 낮고, 핵심 제품CPU에 대한 수요도 거의 증가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인텔에 총 85억달러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한 미국 정부와 인텔이 앞으로 힘든 시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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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이해인 기자 hile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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