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방지턱 걸렸다…잘나가던 유럽차 4社 모두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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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BMW 등 이익률 감소
일러스트=백형선
100여 년 동안 세계 자동차 시장을 호령했던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점점 추락하고 있다. 유럽 업체들은 1990년대부터 급성장한 일본과 한국 차에 밀려 미국에서 고전하기 시작했지만, 안방 유럽 시장을 발판으로 중국과 같은 신흥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명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 경기 부진이 시작되며, 유럽에서 내연차 판매가 크게 줄었다. 이 시기 전기차 전환을 본격적으로 시도했지만, 이미 10여 년 넘게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최근엔 매출의 30% 안팎이 나오는 중국 내수에서도 BYD비야디 등 중국 기업들이 급성장하며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다. 내연차 부진, 전기차 정체, 중국 시장 쇠락이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푸조, 피아트 등 유럽 시장 기반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10%로 작년 대비 4%포인트 넘게 급감했다. 독일 자동차 3사폴크스바겐그룹, BMW그룹, 메르세데스 벤츠그룹 모두 영업이익률이 하락세다.
◇내연차·전기차·중국 삼중고
유럽 업체들의 실적 부진에는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내연차 판매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다. 작년 유럽 자동차 판매량은 약 1280만대로, 2019년 대비 19% 안팎 줄었다. 특히 내연차 판매량은 같은 기간 30% 줄었다. 2035년 100% 전기차 전환을 추진하는 유럽연합EU의 정책에 따라, 내연차 판매는 더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유럽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내연차 기반의 유럽 업체들이 과거와 같은 영광을 되찾긴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최근엔 중국 내수에서 위기가 유럽 업체들을 수렁으로 이끌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2022년까지 15년간 중국 내수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지만, 작년 중국 전기차 기업 BYD에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중국 브랜드의 내수 점유율은 2020년 35% 안팎에서 올 상반기 57% 수준까지 올랐다. 반면 독일 자동차 3사 모두 올 상반기 중국 판매량이 4~8% 안팎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도 독일 업체들은 대안이 없어 중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초 설립 87년 만에 처음 독일 내 자동차 및 부품 공장 2곳의 폐쇄 계획을 밝혔지만, 중국 허베이성에선 대규모 산업 단지를 짓고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中 전기차, 관세 장벽 넘는 건 시간문제”
유럽연합이 지난 4일현지 시각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유럽 자동차의 위기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미 BYD와 상하이자동차 등이 유럽 현지에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고, 관세 장벽을 우회해 남미 등 진출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이항구 자동차융합연구원장은 “중국 전기차는 관세를 감안하더라도 유럽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어, 현지 공장을 짓기 전까지 출혈 경쟁을 감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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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관 기자 ykw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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