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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에 배신감…"개인정보 털릴까 알리도 틱톡도 안 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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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8회 작성일 24-08-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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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누리집 갈무리

카카오페이가 지난 6년여 동안 4천만명이 넘는 이용자의 개인신용정보 542억건을 고객 동의 없이 중국 알리페이 쪽에 넘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허탈감을 토로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도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주의해 왔는데, 사실상 전국민이나 다름없는 규모의 신용정보가 중국 업체에 통째로 넘어간 데 대해 배신감마저 느껴진다는 반응도 있다.



서아무개33씨는 14일 한겨레에 “알리익스프레스·테무중국 쇼핑몰 등에 저렴한 상품이 많다는 걸 알지만 정보 유출 걱정으로 가입하지 않았다. 틱톡도 안 깔았다. 해외 구매가 필요할 땐 공식 누리집을 통해 직구했다”며 “이번 일로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옷과 액세서리를 납품받는 자영업자 조아무개31씨는 “중국 거래처 한 곳이 평소 연락을 주고 받을 때 ‘위챗’중국 메신저 앱을 사용해서, 개인정보 유출 걱정으로 아예 거래처를 바꾼 적 있다”며 “그만큼 개인정보 유출에 주의했는데, 계좌 잔고나 카드 개수처럼 예민한 정보까지 통째로 유출됐으리라곤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중국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역량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다. 국외 기업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의 관리 감독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이용자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는 또다른 이유다. 이아무개34씨는 “최근 위메프가 중국 이커머스 회사에 매각될 수 있다는 뉴스를 보고 위메프를 포함해 티몬·에이케이AK몰 등 계열사도 다 탈퇴했다”며 “국내 플랫폼에서 개인정보 관련 문제가 생기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나 금융당국의 힘을 빌려볼 수 있지만, 해외는 그럴 수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카카오페이 쪽에 대해선 배신감을 토로한다. 이씨는 “거대 플랫폼의 영향력과 공신력을 믿었는데 ‘암호화 했으면 된 거 아니냐’는 식의 태도는 소비자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김아무개32씨는 “금감원 검사 발표 이후 카카오페이가 사과했으면 이 정도로 어이없지는 않을 것이다. 카카오페이의 대응 방식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탈퇴를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김씨는 “일본 편의점에서 카카오페이로 알리페이 큐알QR 결제를 하면 50% 할인해 준다는 이벤트를 보고 일본 여행 가면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태를 보고 절대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씨도 “개인정보 유출을 되돌릴 수 없겠지만, 괘씸해서라도 카카오페이를 탈퇴할 생각이다. 토스페이로 갈아탈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앱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고객의 개인 정보를 국외 판매업체 18만여곳으로 유출해 지난 7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9억원을 부과받았다. 개인정보위는 테무를 상대로도 개인정보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네이버페이·토스페이 등 대형 결제대행업체PG사를 대상으로도 서면 검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의 대규모 개인 신용 정보 유출을 계기로 국외 결제대행업무의 현황을 점검하는 취지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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