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회사에 한국식 시스템 도입했더니"…실적에 모두가 놀랐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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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中企 KBI코스모링크비나
현지 기업에 韓 시스템 주입
인수 8년만에 매출 5배 껑충
현지 기업에 韓 시스템 주입
인수 8년만에 매출 5배 껑충
지난해 겨울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박재희 KBI코스모링크비나 법인장에게 긴급한 전화가 왔다.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 반도체 부품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화재가 발생했는데, 다음 날 아침까지 공장 설비를 긴급 복구하기 위해 전선을 빨리 공급해 줄 수 있겠냐는 전화였다. 박 법인장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비축해둔 재고가 있었고, 곧바로 주문받은 전선 물량을 확보해 1시간 거리에 있는 고객사에 배달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회사의 재빠른 대응은 곧바로 베트남 북부 지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고객사들로 입소문이 퍼졌고 “KBI는 납기를 생명으로 여기는 회사”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종합 전선 제조 회사 KBI코스모링크비나가 베트남에 진출해 8년 동안 폭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KBI코스모링크비나는 KBI그룹이 2017년 베트남 현지 기업 ‘SH비나’를 인수해 설립했다. 인수 당시 연간 매출액은 106억원, 영업이익은 4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각각 500억원과 30억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회사의 폭풍 성장 비결은 ‘베트남 기업의 한국화’로 요약된다. 최근 방문한 베트남 빈푹성 공장 벽면에는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생산은 필히 안전하게’ ‘품질·정리정돈·청결·안전을 습관화하자’ ‘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처럼 한국 중소기업 공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매주 월요일 오전 2시간 동안 안전교육을 하고 작업을 시작하는 것도 한국에서 건너온 기업문화다.
박 법인장은 “중국의 대형 금속 기업 임원들이 깔끔한 공장 환경과 직원 관리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며 최근 공장을 직접 방문했다”고 귀띔했다.
유연한 생산으로 고객사가 원하는 납품 기일을 맞춰주는 것은 KBI코스모링크비나의 생명과도 같다. 박 법인장은 “경쟁사는 장기 주문량이 많아 생산 일정이 고정되는 경향이 있지만, KBI는 단기납 주문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고객사의 급한 요구 사항을 유동적으로 맞춰줄 수 있다”며 “유연한 돌고래 같은 중소기업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꾸준한 품질 관리로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은 데 이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박 법인장은 “현지에서 중국·베트남 전선 기업 품질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며 “월등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 덕분에 자국 제품 대신 KBI 제품을 쓰는 중국·베트남 업체도 많다”고 말했다.
설립 초기에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주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중국·베트남 기업 비중이 크게 늘었다. 박 법인장은 “베트남은 향후 10년 간 연평균 6%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성장 시장”이라며 “이익률을 다소 낮추더라도 베트남 고객사를 늘리는 전략을 펼쳐 현재 베트남 기업과의 거래 비중이 35%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 미국·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중국 기업발發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품목과 수출국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현재 KBI코스모링크비나 공장은 저압용LV 전선 생산설비 위주로 구성됐지만, 100억원을 투자해 중압용MV 전선 생산이 가능한 설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박 법인장은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는 MV 전선이 필수”라며 “현재 공장 바로 옆에 용지를 마련하고 공장 설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캄보디아·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은 물론 호주·미국 같은 영미권 시장 비중도 늘려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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