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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욱의 올어바웃 스포츠] "슈퍼볼 한게임에 1조8000억원이 왔다갔다"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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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회 작성일 25-02-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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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욱의 올어바웃 스포츠]


지난 9일현지시간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 LIX59에 대한 관심은 여느 해보다 높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람 예고로 현직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첫 번째 대회가 됐고,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NFL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3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또 다른 결승 진출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압도적 승리로 다소 싱거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성한 기록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나왔습니다. 그중 주목을 끄는 것은 바로 이 경기를 놓고 오간 베팅액이었습니다. 미국게임산업협회AGA에 따르면 이번 슈퍼볼을 둘러싸고 합법적으로 베팅된 금액은 13억9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직전 슈퍼볼보다 11.2%나 높은 수치죠.


스포츠토토를 제외하곤 스포츠베팅이 불법으로 규정된 한국에는 생소하지만 미국의 스포츠베팅 열풍은 가히 선풍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인 10명 중 4명은 합법적인 스포츠베팅에 참여할 수 있고 관련 산업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도박 중독 문제와 스포츠 윤리 논란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지요. 미국에서 불고 있는 공놓고 돈먹기 돌풍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미국 스포츠베팅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2018년 미 대법원의 판결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당시 대법원은 프로 및 아마추어 스포츠 보호법PASPA을 위헌으로 판단하며 합법적인 스포츠베팅 저변을 넓히는 길을 마련해줬습니다. 이전까지 네바다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에서는 스포츠베팅이 불법이었으나 이후 각 주가 개별적으로 스포츠베팅 합법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기준 미국 50개주 중 스포츠베팅이 합법화된 주는 총 38개입니다. 수도 워싱턴DC를 포함해 뉴욕, 뉴저지 등에서 베팅이 법에 저촉되지 않습니다. 합법화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주들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등 일부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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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작년 기준 미국 내 스포츠베팅 시장 규모는 1500억달러에 달하는데 전년 대비 24% 성장했습니다. 올해엔 2000억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죠. 수익 규모로 따지면 2018년 3억3000만달러 수준에서 지난해엔 148억7000만달러로 6년 만에 50배 가깝게 성장했습니다.

이 같은 급성장은 휴대폰 등 모바일이나 온라인 베팅플랫폼이 활발하게 출시된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드래프트킹스, 팬듀얼, BetMGM 온라인 베팅 회사가 등장하며 사람들이 손쉽게 스마트폰으로 베팅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모바일 베팅이 전체 베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80%를 넘어섰습니다. 뉴욕주에선 2023년 한 해 동안 모바일 베팅으로 약 180억달러25조원의 돈이 쏟아져 전체 베팅 시장의 98%를 차지했습니다.

회사들도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신규 가입자에게 첫 베팅 환불 또는 입금 보너스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스포츠 방송과 SNS에서도 베팅 관련 광고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커지면서 프로스포츠 리그들도 이들과 협업을 또 다른 수익 창출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NFL, 미국프로농구NBA, 메이저리그MLB,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등 북미 4대 리그들은 스포츠베팅 업체들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NFL은 베팅업체들과 광고·스폰서십 계약을 통해 약 12억달러1조5000억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NBA 역시 베팅 파트너십을 확대해 자금 확보에 나선 상황이죠. 심지어 일부 구단들은 경기장 내 베팅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포츠베팅이 활성화되면서 팬들의 몰입도도 커졌죠. 닐슨리서치에 따르면 스포츠팬 중 베팅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일반 시민에 비해 72%나 컸습니다. 팬들이 베팅을 통해 경기에 대한 관심으로 참여도가 높아지고 이는 전체적인 스포츠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이죠.

굵직한 산업이 이렇게 갑툭튀하다 보니 세수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지난해 미국 주정부들이 벌어들인 추가 세입은 약 25억달러로 전년보다 19% 뛴 수준입니다.

문제는 화려한 돈놀이 뒤에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입니다. 5~6년 만에 벌어진 급격한 변화가 스포츠의 공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습니다.

대표적으로 선수들이 베팅과 관련된 불법을 저지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4월 NBA 토론토 랩터스의 포워드 존테이 포터는 승부조작 혐의로 NBA에서 영구제명됐습니다. 포터는 NBA 2부 리그인 G리그에서 뛰는 동안 경기 내부 정보를 스포츠베팅업자에게 흘리고, 자신의 부상이력을 미리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산드로 토날리도 스포츠베팅에 연루된 혐의로 10개월 출장정지를 받기도 했죠. MLB의 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사도 스포츠베팅에 빠져 오타니의 계좌에서 1600만달러를 빼돌려 큰 물의를 일으켰죠.

시민들의 도박 중독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도박문제연구소NCPG에 따르면 작년 미국 성인 인구 중 약 7%가 도박 관련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는 2018년 대비 30%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베팅 중독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18~34세 남성의 70% 이상이 스포츠베팅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고 이들 중 상당수가 주말마다 스포츠베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연하게도 가정의 돈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작년 전미경제연구소가 내놓은 한 연구에 따르면 스포츠베팅을 하는 가구원이 있는 집은 2018~2023년 주식, 채권 등 보다 전통적인 투자에 쓰는 돈이 약 14% 감소했습니다. 스포츠베팅 1달러를 지출할 때마다 장기적 투자에서 1달러가 순감소한 것입니다. 연구는 "스포츠베팅을 하는 가구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하고, 금융 시장에서의 투자가 감소한다"며 "이러한 효과는 재정적으로 제약을 받는 가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진단했습니다.

베팅 중독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칩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보도를 통해 한 베팅 중독자가 자신의 전 재산을 베팅으로 잃고 결국 노숙자가 된 사례를 소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과거 도박 중독자이자 도박 장애 치료사는 지난해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혼, 자녀와의 소원함, 형사고발, 수감, 자산 손실, 주택 압류, 직장 퇴사, 자살시도 등 다양한 문제로 치료를 받았다"며 "가장 깊은 절망의 형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베팅 중독 방지를 위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뉴욕주는 2023년부터 베팅 광고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또 다른 주에선 스포츠베팅 수익의 일정 부분을 도박 중독 치료 기금으로 할당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주정부가 아닌 미국 전체 차원의 도박 중독 방지를 추진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엔 미국 의회에서 도박 중독 방지법이 발의됐습니다. 이 법안은 스포츠베팅 업체들의 광고 규제를 강화하고, 도박 중독 치료 프로그램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시장은 스포츠베팅 시장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업체들은 최근 불모의 땅이었던 남미까지 시장을 넓히려고 준비 중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스포츠베팅의 순기능을 뛰어넘는 부작용을 감안하면 보다 강력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도박 중독 문제와 경기 공정성 훼손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는 만큼 정부와 스포츠 단체들이 균형 잡힌 규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올어바웃스포츠는 경기 분석을 제외한 스포츠의 모든 것을 다룹니다. 스포츠가 건강 증진을 위한 도구에서 누구나 즐기는 유흥으로 탈바꿈하게 된 역사와 경기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문화, 수백억 원의 몸값과 수천억 원의 광고비가 만들어내는 산업에 자리 잡은 흥미로운 내러티브를 알게 된다면, 당신이 보는 그 경기의 해상도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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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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