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다 죽어"…국내 음극재 업계 절체절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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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한국산보다 40% 저렴
韓, 세계 점유율 4위 → 9위 추락 경쟁력 계속 약화… 투자계획 축소 “보조금으로 가격 경쟁력 높여야” 국내 이차전지용 음극재 업계가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였다. 인건비와 전기료가 압도적으로 싼 중국이 저가 공세를 지속하는 데다 미국의 비중국산 배제 정책이 불확실해지면서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과 중국이 시장을 나눠 먹는 양극재와 달리 음극재 시장은 중국이 전체를 장악하고 있어 어려움이 더 크다. 음극재는 양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는 역할을 하며, 이차전지의 충전 속도 및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을 결정하는 소재로, 음극재와 달리 한국에 굴지의 생산기업이 많다. 일부에서는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음극재 공장에 대한 생산 보조금 지급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 유일 음극재 생산기업인 포스코퓨처엠의 공장 가동률이 현재 40%대인 상황에서 보조금 지급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낮은 가동률은 단위 제품당 고정비 상승으로 이어져 다시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을 야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국산 음극재를 구매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거나, 중국과 비교해 비싼 전기료를 감면해 줘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단기적으로 고객사들은 국산보다 40% 저렴한 중국산 음극재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발표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최종안에 따라 이차전지 제조사들은 2026년까지는 중국산 흑연계 음극재를 사용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원래 내년부터 중국산 음극재를 보조금 대상에서 배제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이 공급망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2027년으로 미뤘다. 전방 시장인 전기차 시장의 수요 침체가 장기화하며 음극재 시장의 파이 자체도 줄고 있다. 한국의 지난 7월 음극재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1% 감소했고, 제품 수입 단가는 25.3%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12일 “국내 이차전지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음극재 수요도 덩달아 줄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속도엔 부침이 있지만 이차전지 시장은 성장 중인데 그 안에서 포스코퓨처엠의 몫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포스코퓨처엠의 세계 음극재 시장 점유율은 3%로 중국 동다오와 공동 9위였다. 지난 2021년에는 점유율 11%로 세계 4위였다. 1분기 점유율 1~9위는 모두 중국 음극재 기업이었다. BTR, 샨샨 지첸 등 상위 3개 기업의 비중이 전체의 48%에 달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악화한 시장 상황에 발맞춰 투자 계획을 축소했다. 2026년 음극재 22만1000t 생산 목표치를 11만3000t으로 절반 가까이 낮췄다. 엘앤에프, 에코프로 등 음극재 사업 진출을 선언했던 기업들은 각각 ‘장기적 포괄적 검토’,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며 시장 진입을 저울질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넘쳐 흐르고, 낙수효과가 음극재 기업까지 닿아 ‘한국산이 아무리 비싸도 무조건 사 갈게’라는 분위기가 되지 않는 한 자력으로 이 위기를 타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국민일보 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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