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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0억 CEO들은 휴가지서 무엇을 읽을까 [스페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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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6회 작성일 24-08-1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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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0억 CEO들은 휴가지서 무엇을 읽을까 [스페셜리포트]


AI 시대가 도래했다.

그럼에도 미중 무역 갈등, 풀리지 않는 경기 등을 해결해주진 못한다. 당장 CEO 앞에는 실적 상승, 밸류업 등 다양한 숙제가 줄 서 있다. 이런 때 “10년 후 어떤 것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하나”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더듬더듬 “AI가 어쩌고…”라고 대답할 가능성이 높다.

같은 질문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받았다. 그는 역으로 “그렇다면 10년이 지나도 안 바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고 그걸 사업 모델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의 본질, 즉 고객을 편리하게 쇼핑하도록 만드는 데 집중한 것이 오늘날 아마존을 만든 비결이다. 베스트셀러 ‘불변의 법칙모건 하우절 지음’에 나오는 대목이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무게중심을 어디에 둬야 할지 알려주는 책으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김창수 Famp;F 회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등 여러 CEO가 이번 휴가철에 탐독한다고 알려왔다.

또 다른 책도 있다. 매년 파격적인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 외형 성장 전략으로 한때 경영학 교과서를 장식했던 잭웰치 전 GE 회장을 기억할 것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 텔레다인의 헨리 싱글턴 CEO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는 버는 족족 자사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자사주 보유 비중이 90%를 넘겼는가 하면 당기순이익이 아닌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경영을 했다.

그 결과는? GE는 성장 일변도 경영을 하다 그룹이 해체됐지만 텔레다인은 건재하다. 또 헨리 싱글턴이 1960년대부터 30년간 운영하는 동안 연평균 주가 수익률은 20.4%에 달한다. 같은 시기 시장 평균의 12배를 넘어간다. 베스트셀러 ‘현금의 재발견윌리엄 손다이크 저’에 나오는 내용이다. 한국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이런 전략을 택하면서 ‘밸류업’ 주식의 모범생으로 꼽히고 있다. ‘현금의 재발견’을 추천한 이도 다름 아닌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다.

이처럼 책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데 큰 힘이 된다. ‘관행 타파 경영’에 일가견이 있는 CEO가 책을 가까이 두는 이유다. 휴가철 CEO 추천 도서를 엿보면서 다양한 영감을 받아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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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 리더십과 경영

결국은 사람이 핵심

기업 경영을 둘러싼 내·외부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조직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CEO가 많다. 조직의 인적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경영 효율을 높이려는 의도다. 휴가철 읽는 책에서도 그들의 고민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많은 CEO가 조직경영론과 리더십에 관한 책을 탐독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경영: 이나모리 가즈오 원점을 말하다’를 추천했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창업주의 경영 철학을 집대성한 책이다. 함 회장은 “강한 의지와 투혼, 사명감과 신념 등 기업 경영에 있어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을 배울 수 있다”며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함 회장은 책의 문구 중 ‘동료나 부하직원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받을 수 있을 만큼의 마음을 스스로 갖추고 있는가’를 인상 깊은 부분으로 꼽았다. 그는 “결국 리더에게 중요한 덕목은 ‘인격’이라는 점을 되새겼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를 추천했다. 역사적 사건을 승자가 아닌, 패자의 측면에서 다룬 책이다. 결정적 순간에서 잘못된 결단을 내린 이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임 회장은 “조직의 리더뿐 아니라, 리더가 되고 싶은 이들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패배한 지도자들이 왜 실패했는 지 상세히 알 수 있다”며 추천사를 남겼다.

그는 감명 깊은 구절로 ‘데드라인은 실제로 전재하는 객관적인 개념이 아니고, 우리 머릿속에만 있는 주관적인 것이다’를 꼽았다. 임 회장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본인이 처한 상황에 매몰돼 조급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좀 더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황승진 스탠퍼드대 교수가 쓴 ‘경영이라는 세계’를 골랐다. 실리콘밸리에서 다년간 활약하며 국내외 대기업 경영 자문을 맡은 황 교수가 처음 내놓은 대중 서적이다. 이 행장은 “35년간 기업들 흥망성쇠를 가까이서 지켜본 경영학자의 시각으로, 경영의 힘으로 작동하는 기업 세계를 관찰해볼 수 있는 책이다. 현대 비즈니스가 돌아가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최고로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추천 사유를 전했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은 ‘초우량 기업의 조건’을 손에 들었다. 2005년에 나온 서적으로 경영학계의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책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자 톰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먼이 저술했다. 책은 조직의 힘을 끌어내는 무형자산의 힘을 분석한다. 자유, 열정, 실행력, 창조성, 동기부여, 사람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요소가 기업 경영에 어떤 힘을 불어넣는지 상세히 알려준다. 김 회장은 “삶과 죽음이 서로 연장선에 있듯 평범한 기업과 초우량 기업 그리고 몰락하는 기업도 같은 무대에 있다. 세 종류의 기업은 단지 사람의 사고와 행동의 결과에 따라 구분될 뿐이다. 좋은 기업은 무엇인가라는 통찰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인상 깊은 내용으로 ‘변화를 위한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연간 10억달러 이상 매출액을 달성하는 기업이라 해서 그 기업에 평균 이상 수준을 가진 구성원만 모여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기업의 초창기를 보면 다른 점을 알 수 있다. 초우량 기업에는 적어도 초창기에는 비범한 리더십이 있었다”며 “책을 통해 리더는 추종자들이 통상적인 업무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는 존재라는 점을 다시 한번 배웠다”고 강조했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는 ‘룰 메이커’를 추천했다. 임춘성 연세대 교수가 저술한 책이다. 국내 기업의 성공 요인을 33가지로 정리했다. 신 대표는 “책의 다양한 내용 중 모든 걸 다 보여주는 ‘투명의 룰’과 다 들어주는 ‘수용의 룰’ 내용이 와닿았다. 권위를 내려놔야만, 조직원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 크게 공감했다”고 전했다.

김범한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는 인지과학의 대가 아트 마크먼이 지은 ‘커리어 하이어’를 탐독했다. 직급과 경력에 맞춰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인지과학’ 시점에서 풀어낸 책이다. 직장인의 경력 개발을 위한 서적처럼 보이지만 리더 입장에서도 배울 게 많다고. 김 변호사는 “CEO부터 조직에 갓 들어온 신입사원까지 조직 전체 구성원이 각각 회사에서 가져야 할 역할과 덕목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책의 구절 중에서는 ‘리더의 역할’을 정의한 문구가 뇌리에 각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리더는 다른 사람의 재능을 개발하는 능력으로 평가받는다는 문구가 재밌었다. 리더가 스스로 빛나거나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조직원의 능력을 일깨워주는 게 참된 리더의 자세라는 점을 일깨워줬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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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중심 가치에 집중

‘신뢰의 과학’ 경영에 반영

고객은 무엇을 원할까. 무릇 한 기업의 CEO라면 고객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크다. 이런 의미에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인상 깊게 읽었다는 ‘신뢰의 과학피터 H. 킴 지음’이 눈길을 끈다. 경영학자 관점에서 신뢰의 작동 방식과 신뢰 회복을 위한 해결책을 담은 책이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 집단, 사회에서 신뢰를 관리할 방법을 찾는 사람들의 필독서”라는 신수정 KT 부사장의 추천사도 눈에 띈다.

진옥동 회장은 ‘신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신뢰는 우리가 사회생활의 거의 모든 측면을 헤쳐 나가는 데 중점적인 역할을 한다’는 문구를 내세우며 “금융회사에 있어 신뢰는 생명이자 고객과의 약속을 넘어 지속 가능성의 핵심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업 전반을 바라보는 신뢰의 기준이 높아지는 가운데 신뢰의 형성, 훼손, 회복에 대한 전반적인 메커니즘을 다루고 있어 무척 인상 깊은 책”이라며 “스캔들 제로, 고객 편의성,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은 모두 고객 신뢰와 직결되는 사항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강조하면서 그룹 경영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CEO 입장에서는 외부 고객뿐 아니라 ‘내부 고객’인 임직원 신뢰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강석훈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는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 ‘트러스트 임팩트, 신뢰의 재발견’을 추천서로 꼽았다. 명령과 통제가 아닌, 신뢰와 존중으로 조직을 이끄는 법을 담은 책이다. 강 대표는 “어떻게 하면 로펌 구성원의 능력과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을지 늘 고민이 많았다. 이 책을 통해 조직의 본질은 결국 ‘신뢰’에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강 대표변호사가 영감을 얻은 구절은 ‘새로운 리더십 방식인 신뢰와 고무를 활용하라’다. 사람의 재능과 잠재력을 제약하거나 통제하지 말고 온전히 끌어내라는 말이 눈에 띄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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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그들의 잠재적 능력을 끌어내는 것이, 강제적인 방법보다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효용성이 훨씬 크다고 한다. 사람들의 내면에 있는 잠재력을 각서시키는 과정에서 ‘신뢰와 고무’만큼 큰 가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객 중심’ 가치에 입각해 책을 고른 이는 신세계그룹 리빙·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신세계까사의 김홍극 대표다. 그는 ‘가격 결정pricing’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루는 ‘프라이싱헤르만 지몬 지음’을 추천했다. 국내 일부 대기업이 가격 결정·마케팅 전략 교육용 도서로 자체 선정해 읽을 만큼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책이다. 고객 성향과 니즈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새로 생겨나는 혁신적 가격 결정 전략이 담겼다.

김홍극 대표는 프라이싱을 “상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파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가격 전략서”라고 소개하며 가장 인상 깊은 구절로 ‘고객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가격, 따라서 회사가 받을 수 있는 가격은 언제나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를 보고 지각한 가치를 반영한다’는 말을 꼽았다. 그러면서 “개발자 혹은 판매자가 상품을 만들고 가격을 책정하면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고객의 입장’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해 만들어진 ‘기능과 가격’이 좋은 상품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박수호·정다운·반진욱·조동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1호 2024.08.07~2024.08.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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