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몰면서 세금은 모르쇠…김치통서 쏟아진 돈다발 > 경제기사 | economics

김치통에서 나온 체납자의 은닉 재산./사진=국세청 제공

#체납자 A씨는 고령자92세로 본인 소유의 토지를 양도하고 특별한 이유없이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아 수십억원을 체납했다. A씨는 자기의 자녀들이 거래를 주도해 은행 채무를 제외한 양도대금 전액을 여러 자녀 명의 계좌로 분산 이체하거나 자녀들이 번갈아가며 현금 인출하는 등 조직적으로 은닉해 세금 강제징수를 회피했다. 이에 국세청은 자녀들이 수백차례에 걸쳐 양도대금을 인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탐문·잠복했다. 이후 지방청·세무서 직원 21명이 체납자 자녀의 주소지 4곳을 동시에 합동 수색해 김치통, 서랍에 숨겨놓은 현금, 골드바 등 총 11억원을 징수하고 체납자 A씨의 자녀·며느리 등 일가족 7명을 고발 조치했다.

국세청이 고의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은 채 호화생활을 하는 고액체납자에 대해 재산추적조사에 나섰다.

안덕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21일 세종 국세청 본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도박당첨금 등을 은닉한 체납자 216명, 허위 가등기 등으로 특수관계자에게 재산을 편법이전한 체납자 81명, 수입명차 리스·이용, 고가사치품 구입 등 호화생활 체납자 399명 등 총 696명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우선 도박당첨금·해외보험·고액수표 등 재산은닉 체납자 216명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세금은 납부하지 않은 채 사행성 게임경마·경륜·슬롯머신 등에 참여하고 고액의 당첨금을 수표로 수령하여 재산을 숨긴 체납자강원랜드 슬롯머신 당첨금 은닉 부동산분양업체 대표, 사업소득 등을 빼돌려 특수관계자 명의로 해외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외화송금하고 보험금으로 재산 은닉한 체납자배우자 명의 해외보험상품으로 재산 은닉 비뇨기과 의사, 체납 발생 전·후 고액의 수표를 발행한 후 장기간 교환하지 않고 숨긴 체납자 및 발행된 고액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해 은닉한 체납자재산추적 피하려고 수표로 인출해 은닉, 배우자 통해 현금 교환한 임대업자 등이다.

국세청은 이들에 대해 금융조회를 통해 당첨금 사용처를 추적하는 동시에 보험료 해외송금액의 자금출처 확인, 발행수표의 지급정지 및 지급청구권 압류 등 재산추적조사를 엄정하게 진행 중이다.

또 국세청은 허위 가등기·근저당 설정을 이용한 재산 편법이전 81명에 대한 소송·고발도 이어가고 있다.

국세청은 체납발생 전 특수관계인과 공모해 허위로 가등기를 설정하고 체납발생으로 부동산이 압류되자 가등기를 본등기로 전환해 소유권을 특수관계인에게 이전한 체납자, 허위 근저당을 설정해 경·공매 시 특수관계인이 국세보다 우선해 배당금을 수령하게 한 체납자 등이다.

이들은 고의적으로 특수관계자에게 재산을 편법으로 이전하는 방법 등을 통해 강제징수를 회피한 체납자다.

이들에 대해 국세청은 명의를 원래대로 회복하기 위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체납처분 면탈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체납자 및 관련자를 고발하는 등 엄정한 조치 중이다.

이번 조사에선 수입 명차 리스·이용, 고가 와인구입 등 호화생활 체납자 399명에 대한 집중수색도 이뤄졌다.

그래픽=국세청 제공

이들 중에는 롤스로이스 등 수입 명차를 직접 리스해 이용하거나 회사 명의로 리스차량을 이용하는 체납자와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자녀 유학자금 명목으로 해외에 고액 외화를 송금하거나 고가 사치품을 구입해 호화롭게 생활하고 있는 체납자 등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리스보증금을 압류하고 리스료, 유학자금 등의 자금출처를 확인햐 재산추적조사를 실시하는 있다.

특히 유튜버, 저작권자, 강사 등 고소득 프리랜서 체납자에 대해 소득자료를 적시 수집·활용해 강제징수를 강화하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가격이 급등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에 대해 금년 하반기 287억원을 압류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고 유튜버의 슈퍼챗 등 계속적 수입을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신속히 압류·추심하는 동시에 가상자산을 친·인척 명의로 이전·은닉한 혐의가 있는 체납자는 가상자산 추적프로그램을 활용해 끝까지 추적할 계획이다.

안 국장은 "앞으로도 신종 소득·재산 현황을 철저히 파악하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체납자 기획분석을 실시하는 등 엄정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로 총 2조5000억원을 현금 징수하거나 채권을 확보했다. 앞으로도 국세청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재산은닉행위에 신속하게 대응해 고액·상습체납자의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징수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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