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0명 중 6명 "의사 업무 대신해"…"환자 안전사고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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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병원노동자 설문조사 결과 빛 현장증언 기자간담회에서 병원노동자들이 현장증언을 하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전공의 집단사직 1년, 병원 현장 어떻게 변했나를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2025.2.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의사 수 증원이 의료대란의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원인이 전공의에게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의정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간호사 10명 중 6명 이상은 의사만 할 수 있는 업무를 대신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병원 비상 경영체제로 인한 급여 감소, 무급휴가 거절 시 불이익 등 어려움이 지속되며 의료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18일 서울대학교병원 암병원에서 의료대란 1년, 병원 현장 어떻게 변했나 기자간담회를 열고 병원노동자 8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병원 현장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의료연대본부와 시민건강연구소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국립대 및 사립대병원 세 군데의 병원 노동자 의사, 관리직 제외 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날 박경득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의료가 상품이 되어버린 한국 의료의 문제를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며 "전공의 사직 이전부터 발생했던 병원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 병원의 비민주적 운영 등이 모두 의료 대란의 원인"이라며 정부를 향해 의료공공성을 강화하고 공공병원을 확충할 것을 촉구했다.
정성식 시민건강연구소 연구원이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이탈 후 병원 노동자들의 근무조건과 노동강도가 열악해졌다. 전체 응답자 중 480명은 간호사였는데, 이들 중 69.7%가 전공의 이탈 후 간호사 업무 범위를 벗어난 복합드레싱 등 추가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44.9%는 의사 ID를 이용한 대리 처방도 한 적 있다고 답했다.
실태 증언을 한 권지은 서울대병원 노동자는 "지난해 4월 병원이 비상 경영을 선포한 후, 심각한 수준의 의사 업무 전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경력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를 대신하러 가면서 병동에는 저연차 간호사들만 남아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종구조전환이라는 이름으로 중증도 높은 환자들을 앞으로 봐야 하는데 환자 곁을 지킬 간호사들은 3년 차 미만의 간호사들"이라며 "공공병원이 살려면 환자가 안전해야 하고, 환자가 안전해지려면 담당할 인력이 충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병원은 환자 감소에 따라 비상경영체제 선언 및 가동을 발표하며 근무조별 인원 감소, 무급휴가, 초과근무 확대 등이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 중 무급휴가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0.8%였으며 평균 7.3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급휴가 관련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한 154명 중 79.2%는 근무 인원이 감소해 업무 과중을 호소했다. 45.5%는 급여 감소로 인한 어려움, 22.1%는 무급휴가 사용과 관련한 눈치 주기, 따돌림 등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업무 부담이 커지고, 진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의 안전도 담보되지 못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32.4%는 환자 안전사고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주요 원인은 △충분한 교육 없이 전공의 업무 전가 △구두 처방 증가 △담당 교수와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이었다.
이상윤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책임 연구위원은 "의사가 이탈하고 병원이 문을 닫았다고 해서 사망률이 증가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문제는 시장 중심적인 의료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 의료 시스템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가 의료 민영화가 아닌 공공의료 강화를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ur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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