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이라도 줄여야 하나"…서울 아파트 사는 직장인 한숨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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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비용 급증, 실수요자 부담 확대
서울 공급량 급감…"전셋값 더 뛸 것"
서울 공급량 급감…"전셋값 더 뛸 것"

사진=연합뉴스
#. 서울에 사는 직장인 조모씨36는 요즘 틈만 나면 집 근처에 있는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들락날락합니다. 전세 만기까지 반년 정도가 남았지만, 그 전에 주변 시세보다 가격이 낮게 나온 전셋집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조씨는 "전셋값이 많이 올라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월세도 결국 가격을 따져보면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임대차 비용을 내려면 반찬이라도 줄여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전월세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1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26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억8702만원보다 7.3% 올랐습니다. 집값 폭등기였던 2021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6000만원선까지 올랐는데 이와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온 셈입니다.
전셋값뿐만 아니라 월세도 치솟고 있습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120.9입니다. 전년112.2 대비 7.9%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연속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전셋값 상승률을 훨씬 웃돕니다.
실제 거래에서도 이런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2023~2024년 서울에서 임대차 거래가 가장 많았던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를 살펴보면 이 단지 전용면적 84㎡의 2023년도 평균 전셋값은 8억1000만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10억원으로 약 23% 늘었습니다. 현재 이 면적대 전세 호가는 11억~12억원 수준입니다.
월세도 마찬가지입니다. 2023년 초 이 단지 전용 84㎡ 보증부월세는 보증금 3억원에 월세 210만원 수준에 체결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8일 기준으로는 보증금 4억원에 월세가 300만원으로 보증금도 1억원 늘어난 데다 월세 역시 90만원 더 불어났습니다. 현재 이 면적대 월세는 1억원당 40만원 수준입니다.
예컨대 전세 계약을 다시 맺으면서 약 3억원가량을 추가로 올려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을 때 3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으면연 4.5% 수준 매달 112만원가량을 내야 합니다. 1억원당 40만원으로 계산해 월세로 환산해도 월에 120만원씩 지불해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이 단지 인근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세입자의 신용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전세 보증금을 은행에서 빌려 내야 하는 이자나 월세로 돌려 매달 나가는 비용이나 큰 차이는 없다"며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전셋값 부담에 한때 전세 메뚜기족전셋값이 싼 입주장 등을 찾아다니는 실수요자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점점 사라질 전망입니다. 서울 공급 물량이 가파르게 줄어들어서입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공급되는 물량은 4만3598가구입니다. 서울 적정 수요인 4만6653가구에 못 미칩니다. 이후 2026년 2835가구로 급감하고 △2027년 1만87가구 △2028년 3080가구 △2029년 999가구 등 극심한 물량 가뭄에 시달릴 전망입니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수도권은, 특히 서울은 입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시중에 전세 물건이 평년 수준에 못 미치는 저조한 상황"이라면서 "전셋값은 물론 월세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상황을 잘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또 다른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지금처럼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선 전셋값이 당장 오르더라도 큰 문제는 되지 않겠지만 향후 시장이 회복하는 시점엔 집값 상승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잘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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