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속인 게 아닙니다"…수입휴지 국산 표기 당당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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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생 용지 완제품을 판매할 때 전반적인 표기 사항은 식약처 고시인 위생용품 표시기준을 따라야 한다. 해당 기준은 위생 용지 완제품의 포장지에 제품명과 영업소의 명칭, 소재지, 내용량, 제조 연원일 등을 표기하도록 했다. 하지만 가공업계의 주장대로 제조국과 원산지 표기에 관해서는 어떠한 내용도 언급돼 있지 않다. 제조국과 원산지 표기는 어떤 제품이든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무관청이고, 관리·감독 책임은 관세청에 있으며, 대외무역법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대외무역법상 제조국·원산지 표기 규정은 제품을 수입 물품과 수입 원료를 사용한 국내 생산 물품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관세청은 2017년에 위생 용지가 수입 물품이며, 원산지에 원단을 수입한 국가를 표기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관세청이 결정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대다수의 가공업체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관세청의 결정은 중국산 원단으로 제조한 티슈는 원산지를 중국으로 표기해야 하는가란 Y모 회사의 문의에서 비롯됐다. 티슈를 비롯한 위생 용지는 커다란 원단을 △절단 △무늬를 찍어내는 엠보싱 △포장해 만든다. 여기서 관건은 이 세 가지가 단순 가공인지 여부다. 단순 가공이면 대외무역법에 따라 원산지에 중국, 인도네시아 등 원단의 수입국을 명시해야 한다. 단순 가공이 아니라면 대한민국이라 써도 된다. 이는 호주산 소고기를 한국에서 슬라이스, 시즈닝, 포장했다면 한국산 소고기로 볼 수 있느냐와 같은 문제다. 이미 2014년에 관세청은 노르웨이산 연어를 스웨덴에서 감염, 건조, 냉동, 절단, 포장했다고 스웨덴산이라 표기할 수 없다고 비슷한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위생 용지도 같은 판단을 했다. 절단과 포장은 대외무역 관리 규정상 단순 가공이 명확했고, 엠보싱도 "제품에 본질적인 특성을 부여하는 공정으로 볼 수 없다"며 "해당 공정을 수행한 국가는 원산지가 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위생 용지는 원단 수입국을 원산지라 표기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Y 회사도 티슈의 포장지에 원산지 : 중국을 표기해 판매했다. 하지만 이런 관세청의 결정이 공개되지는 않으니 대다수의 가공업체는 위생 용지를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한 원단으로 생산했음에도 제조국·원산지를 대한민국이라 표기해 판매하고 있다. 한 가공업체는 "소비자를 속이려 일부러 국산 표기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위생용품 표기 규정에 명확한 규정이 없고, 국내에서 어떤 형태로든 가공이 이뤄졌으니 국산 표기를 해도 무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수년간 국산 표기를 했지만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어 심증이 확증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수입산 원단이 국산 표기를 앞세워 국내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탓에 원산지 표기 문제는 국산 위생 용지 원단 제조업계에는 생사가 걸린 문제가 된 상황이다. 국내 위생 용지 원단 제조업계는 최근 수입 원단으로 위생 용지를 생산하고, 국산으로 표기해 판매한 그랜드 유니버셜 트레이딩GUTK과 아이티씨, 경동디앤에스, 한예지를 관세청에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관세청도 같은 문제로 GUTK와 광진산업 등을 지난달 말부터 단속했다. 관세청의 2017년 판단과 별개로, 위생 용지를 수입 물품이 아니라 국내 생산 물품으로 보더라도, 위생 용지는 대외무역 관리 규정상 48류지와판지로 분류되기 때문에 원산지 판정 기준 적용 대상 물품에서 제외된다. 산자부는 대외무역법 유권해석 사례집에서 판정 기준 적용 대상 물품은 "한국산으로 판정하지 않음"이라 판단했다. 원산지에 대한민국을 적시하면 안 되는 셈이다. 원산지가 아니라 제조국을 대한민국이라 표기한 것도 산자부의 대외무역 관리 규정 제77조 제4항상 "생산국 또는 제조국 표시가 원산지와 다른 경우는 원산지를 병기한다"는 규정에 따라 원산지를 함께 표기하지 않았다면 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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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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