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숙사서 슬기생…"내 인생 가장 풍족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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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준비청년에 희망 디딤돌을]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기숙사 희망디딤돌2.0 입소 OT 가보니…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삼성전자 나노시티 기흥캠퍼스 기숙사에서는 자립준비청년 입소식 오리엔테이션OT이 열렸다. 삼성희망디딤돌2.0 교육 과정에 입과하는 20여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삼성전자 기숙사에서 ‘슬기생슬기로운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는 날이다. 이들은 최장 4개월 기숙사에 머무르며 매일 오전·오후 삼성이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직무 교육장을 오간다. 숙소는 아파트형 기숙사다. 삼성은 자립준비청년만을 위해 ‘상록수동’ 3·4라인을 비웠다. 방 3개와 거실로 이뤄진 한 호실에 6명이 거주하는데, 방 1개를 2명이 함께 쓰는 구조다. 사감 선생님 2명이 밤새 상주하면서 자립준비청년 관리와 지원을 한다. 기숙사 생활을 하기 위해선 삼성전자 임직원과 동일하게 술과 담배, 화재 위험이 있는 기기 사용 금지 등 ‘3금禁’에 서약하고 입소해야 한다. 이민철 사감은 국민일보와 만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외출 복귀 등 주요 보고나 의사소통을 실시간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갖고 입소하는 청년들이 많다”면서 “어느새 가까워져 개인적인 고민이나 취업 상담을 하고 퇴소 후에도 소주 한잔하자며 연락하는 친구들이 있다”고 말했다. 기숙사에는 식당과 헬스장, 탁구장, 음악실, 스터디룸 등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는데 자립준비청년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이날 입소한 자립준비청년 대다수가 식당과 헬스장을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으로 꼽았다. 삼성은 희망디딤돌2.0 사업을 통해 자립준비청년이 기술·기능 역량을 쌓아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삼성희망디딤돌2.0 전자·IT 제조 기술자 직무 과정에 입과한 자립준비청년 A씨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흥캠퍼스 기숙사 입소 후 인생에서 가장 풍족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후 4시 반쯤 전기설비 교육이 끝나면 레슬링을 하기 위해 MMA종합격투기 체육관에 들렀다가 밤 10시쯤 기숙사로 복귀하는 A씨는 그 시간에도 불이 켜진 식당으로 향한다. A씨는 “저녁 시간을 놓쳤더라도 늦은 시간까지 라면 코너, 로봇 셰프 등 자동으로 배식하는 공간이 있어 일정을 마치고 기숙사에 늦게 복귀하는 사람도 시간 제약 없이 충분히 배를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틴을 포함한 다양한 음료와 닭가슴살 등 간식류는 자립준비청년에게 사실상 무제한으로 공급한다. A씨는 삼성희망디딤돌2.0 취업 교육을 두 번째 받고 있는 독특한 경우다. 지난 5월 중장비운전지게차 직무 교육에 참여했다가 수료한 뒤 이번에 전기설비 과정에 추가로 입과했다. A씨는 “보호종료 후 머무르고 있던 청소년단기쉼터에 붙은 홍보 포스터를 보고 지게차 직무 교육을 받았는데 너무 좋아 또 참여하게 됐다”면서 “지게차 때는 막연하게 여느 기숙사처럼 불편할 것 같아 통학을 선택했는데 다른 친구들이 이곳 기숙사 생활에 크게 만족하는 모습을 보고 입소를 결심했다”고 했다. 최대 6명이 지내면서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개인 간 공간이 분리돼 있고 샤워실, 화장실, 세탁실과 각 방에 냉난방 시설까지 있어 최상의 환경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제과·제빵 기능사 직무 과정을 수강 중인 B씨는 오는 19일 기능사 필기시험을 앞두고 온전히 공부에 몰입하기 위해 기숙사에 입소했다. 그의 하루는 오전 7시 헬스장에서 아침 유산소운동을 실천하는 것으로 시작해 밤 11시까지 매일 2시간씩 시험공부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B씨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기숙사는 삶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 중 ‘식’과 ‘주’를 완벽히 제공한다”면서 “특히 식사는 과체중이 걱정될 정도로 풍족하게 지원돼 기숙사 생활 만족도를 크게 높인다”고 말했다. 입소 당일 침구류 풀세트를 제공해준 삼성희망디딤돌 등 관계자의 정성이 느껴져 감동했다는 소회도 전했다. IT·서비스 기사 직무 교육에 입과한 C씨는 A·B씨와 마찬가지로 운동 마니아다. C씨는 “처음 기숙사에 입소했을 때 ‘아! 여기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시설에 만족했다”면서 “운동을 좋아해 일주일에 4회 이상 꼭 헬스장에 가는데 기숙사 시설이 깨끗하고 기구도 최신형이라 애용하고 있다”고 했다. C씨는 기숙사에 생활하는 4개월 동안 네트워크관리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는 게 목표다. 이들 청년은 남들에겐 기본 중의 기본인 삶의 가치를 ‘소중한 꿈’으로 삼고 있었다. A씨는 “경제적 자유를 이뤄 나만의 가정을 이루는 게 꿈”이라며 “누구나 원하는 꿈이지만 정말 진심으로 이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B씨는 “소소하게 살면서 굶어 죽지 않는 것이 꿈”이라며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하루에 대한 만족을 추구하며 살고 싶다”고 전했다. 삼성희망디딤돌처럼 자립준비청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지원사업을 많은 청년들이 인지하고 함께 누리길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청년은 “의욕, 용기, 정보, 경험, 교육, 목표 등 모든 것이 부족한 자립준비청년에게 사회의 어중간한 관심은 오히려 방어적이고 반발적인 태도를 불러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동보호시설에 사는 청소년 중에는 다양한 지원 사업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청소년=온라인 친밀’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그들을 직접 만나서 자극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홍보 비중을 확대하는 게 효과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글·사진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국민일보 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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