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전자에 삼성 직원들도 와글와글…회사 침묵 속 불만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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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둘러싼 위기감이 전방위적으로 고조되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이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삼성 직원들이 이용하는 익명 게시판에서는 기술개발, 소통방식, 주가하락, 조직내 보신주의 등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로 ‘와글와글’하고 있다. 경영진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내부 성토로 가득 차 또 다른 위기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내달 1일 삼성전자는 창립 55주년을 맞이한다. 하지만 이 때에도 이 회장은 따로 메시지를 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7일로 취임 2주년을 맞았지만 관련 기념 행사를 열지 않았다.
지난 25일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4주기를 맞아 ‘이건희 소아암 희귀질환 극복사업’ 행사를 비롯해 추모음악회와 추도식 역시 연달아 열렸지만 이 회장의 목소리를 듣긴 힘들었다.
현 경영진들과 마주 앉았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회장은 지난 24일 추모 음악회에 앞서 삼성전자 정현호 사업지원TF장,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장 등 계열사 부회장들과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때에도 경영 현안을 공유했을 뿐 이 회장으로부터의 메시지가 대외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다.
25일 추도식 이후 현직 사장단 50여명과 오찬을 역시 했지만, 재계 안팎에서 기대했던 것과 달리 어떤 경영 메시지가 나오진 않았다.
삼성전자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이 회장이 침묵을 지키는 것은 ‘말보다 행동과 성과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재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지난 8월 유럽 출장길에 IT·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현안을 두루 챙긴 이 회장은 출장 성과에 대해 묻자 “실적으로 보여야죠, 실적으로”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 개발을 실기하면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연간 기준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DS의 영업이익을 제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재계 안팎에선 삼성전자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 이 회장이 목소리를 외부로 내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전날 열린 이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검찰과 이 회장 측은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의 목적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문제는 이 회장의 긴 침묵 속 직원들 사이 불만은 폭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직 전반에 퍼진 보신주의나 임직원들 사이 소통 방식과 기술 개발에 관한 문제 그리고 최근 주가 하락 등 산적해 있는 문제점들을 언급하며 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
유튜버들까지 가세했다. 증권 투자 정보를 내세운 유튜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삼성전자 출신 한 유튜버가 삼성전자 전현직 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영상이 화제가 되며 그 동안 쉬쉬했던 불만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터져나오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오죽하면 삼성전자 인사팀 출신 등 전직 임직원이 유튜브 섭외 1순위란 얘기가 들릴 정도”라며 “최근 직원들 익명 게시판이나 유튜브 등에 나오는 삼성전자 얘기는 우리가 아는 삼성이 맞나 싶을 정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실명까지 언급하며 각종 내부 얘기가 외부로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서 ‘관리의 삼성’이란 명성이 위협당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며 “젊은 직원들의 자유로운 발언 기회까지 어떻게 할 순 없겠지만,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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