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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자 올까 봐…금감원, 식당 등 업무추진비 사용처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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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4-11-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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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0월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업무추진비 집행장소를 공개하면, 언론 취재, 민원인의 집회·시위로 해당 업장에 영업방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간 거듭된 지적에도 업무추진비 세부내역을 꽁꽁 감춰온 금융감독원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공개 사유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무추진비가 사용되는 식당 등으로 언론 및 민원인이 몰려들 수 있다는 뜻인데, 불투명한 업추비 사용 관행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금융 소비자와 언론을 잠재적인 위해 요인으로 판단한 고압적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금감원의 업추비 비공개 관행에 대해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는 지난 8월 상세내역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20일 해당 소송에서 금감원이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을 보면, 금감원은 “업추비 집행장소의 공개는 언론의 취재, 민원인의 집회·시위 등으로 해당 업장 및 주변 업장의 영업방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업추비 상세내역은 비공개 대상 정보라고 주장했다. 정보공개법은 “공개될 경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대해 비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복현 원장의 업추비 내역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특히 “금감원 청사 앞에서 집회·시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욕설과 신체 접촉 등 과격한 시위도 있다”며 “이러한 행태의 시위가 이복현 원장이 자주 방문하는 업장으로 확대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금감원 주변에서 진행된 집회·시위 현황을 첨부해 법원에 제출했다.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과 금감원 원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공개 현황. 각 기관 누리집 갈무리


금감원에 대한 업추비 세부내역 공개 요구가 이어지는 이유는, 현재 금감원이 공개하는 정보의 수준이 타 기관과 비교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다른 공공기관들은 업추비 사용내역을 △사용일자 △사용금액 △사용장소가맹점명 등 세분화해 공개하고 있는데, 유독 금감원은 월별 건수·금액 등만 간략히 공개하고 있다.



김예찬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는 “수사 정보가 유출된다거나, 경호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비공개 주장은 들어 봤지만, 식당에 찾아와 집회나 취재를 할까 봐 공개를 거부한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금감원이 얼마나 민원인과 국민 알권리를 무시해 왔는지 보여주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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