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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트럼프 관세에 맞불…보복 조치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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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회 작성일 25-02-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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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피해 더 큰 품목·굴복 거부에 초점…실리 챙겨
- 대화 여지에도 트럼프 요구 충족 못해 불확실성↑
- "미중 장기 협상 신호탄…이제 시작일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에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놨다. 관세 부과 대상은 중국보다 미국에 더 큰 피해를 주는 품목들로 구성했다. 세부 조치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파급력보다는 상징성을 우선시하며 ‘미국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명분을 챙기는 동시에 대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파악된다.

中, 트럼프 관세에 맞불…보복 조치 들여다보니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보복 대상, 美피해 더 큰 품목에 초점…대화 여지는 남겨


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원유, 농기계, 대형 자동차 및 픽업트럭에 10% 관세를,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는 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추가 관세 10%가 미국 동부 시각으로 4일 0시 1분에 발효된 데 따른 대응이다.

중국은 또 이날부터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및 인듐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패션기업인 PVH그룹과 유전자 분석업체인 일루미나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추가하고, 구글에 대해선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개시했다.

이번 조치가 얼마나 큰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인지는 계산기를 두드려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원유의 경우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 하루 약 98만배럴의 원유를 중국에 수출했다. 이는 미국의 전체 원유 수출량의 약 10%로 멕시코하루 117만배럴·11% 다음으로 많다. 그러나 중국 세관총국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하루 1130만배럴로, 미국산하루 28만 6000배럴은 2.5%에 그친다.

미국에서 체감하는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확대해온 만큼, 미국을 대체할 공급처를 확보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석탄과 LNG, 농기계 등도 유사한 상황이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 총 9979만톤의 석탄을 수출했으며, 이 가운데 중국으로 향한 물량은 645만톤6.5%이다. 반면 같은 해 중국은 4억 7433만톤의 석탄을 수입했다. 중국 입장에선 미국산 물량 비중이 1.4%에 불과하다.

관세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실리를 챙기는 동시에, 중국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미국에 대한 타격은 극대화한 것이다. 중국은 오히려 수입품에 대한 관세보다 수출 통제를 통해 압박을 시도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출 규제 대상은 많은 하이테크 제품 생산에 쓰이는 중요 광물”이라고 짚었다.

또한 관세 부과 대상에서 미국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품목은 제외하거나 더 많은 품목을 담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화 여지를 남겨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그동안 미국과 ‘똑같은’ 규모로 보복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대응 규모는 미국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규모다.

이러한 기조는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에서도 나타난다. 구글은 중국 검색 시장에서 접근이 제한돼 점유율이 미미하다. 상징적 조치인 셈이다.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도 무역전쟁 규모가 확대하는 것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2차 무역전쟁 우려…트럼프 요구 충족 못해 불확실성↑

그럼에도 미중 2차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특히 멕시코가 국경 통제를 강화한 것처럼 펜타닐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안을 키우고 있다.

결국 2018년 첫 무역전쟁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떻게 합의하느냐에 따라 규모와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말까지 시 주석과 통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당분간은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이란 의미다.

홍콩의 투자회사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지웨이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두 나라가 협상하는 오랜 과정의 시작일 가능성이 크다”며 “협상 과정에서 긴장이 완화할 수 있다는 희망도 있지만, 앞으로의 길은 험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중국이 올해 5%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UBS는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4%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10% 추가 관세가 올해 중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0.5%포인트 끌어내릴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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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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