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막힌 양극재 투자…연산 목표 또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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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양극재 업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영향으로 연산 목표를 지난해에 이어 추가로 하향 조정했다. 전방 산업 부진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공격적으로 투자할 필요성이 낮아진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친환경차와 거리를 두고 있는 만큼 보수적인 투자 기조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이달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오는 2026년 연산 목표를 기존 20만 톤에서 17만 톤으로 줄이기로 했다.
LG화학은 지난해 7월 2026년 연산 목표를 28만 톤에서 20만 톤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불과 반년 만에 추가로 목표를 낮춘 셈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데다 자동차 업체들도 재고를 줄이고 있는 영향이 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비우호적인 정책이 투자 축소의 결정적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고 화석연료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전기차 보조금과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축소·폐지를 지시했다. 전기차 캐즘 장기화 우려를 촉발한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보편 관세 부과에도 서명했다. 관세 적용 시기를 한 달 유예하기로 했지만 앞으로 흐름을 예상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양극재 업계는 대대적으로 연산 목표를 손질했다. 빠르게 전동화가 진행될 것이란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005490는 오는 2026년 연산 목표를 기존 44만 5000톤에서 39만 5000톤으로 낮췄다. 에코프로086520그룹도 71만 톤 확보 시기를 2030년으로 3년 미뤘다.
일부에선 투자 속도가 더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에서 트럼프 리스크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면 전동화 시장 분위기는 빠르게 가라앉을 수 있어서다. LG화학은 미국 테네시 양극재 공장을 예정대로 2026년 가동을 준비하지만 추가 투자에 대해선 소극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리스크는 아직 현실화하지 않았다"며 "추가 투자보단 기존 공장의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려 생산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실적 악화도 투자 축소를 결정한 주된 원인이다. 지난해 LG화학 첨단소재 부문의 영업익은 5100억 원으로 전년5850억 원 대비 12.8% 줄었다. 포스코퓨처엠003670 배터리 소재 부문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69억 원으로 2년 연속 적자다.
올해 기업들은 투자 확대보단 재무 건전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구미 양극재 공장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노후화한 시설을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늘리기 위한 대안이다. LG화학도 캐팩스자본적 지출 집행을 줄이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고객사들이 재고를 줄이고 리스크에 대응하려는 경향이 짙다"며 "상반기에 양극재 출하량은 줄고 판가는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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