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개대응 했단 말려든다"…상호관세 발표 앞둔 美에 대응은
페이지 정보

본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AP
USTR이 공개한 올해 NTE 보고서엔 소고기 수입 월령 제한부터 수입차 배출 규제, 약값 정책,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법, 국방 절충교역까지 다양한 항목이 한국의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지목됐다. USTR은 한국이 2008년 광우병 논란 이후 30개월이 지나지 않은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는 점을 매년 지적하고 있다. 또 구글 유튜브 등 콘텐트 사업자CP가 소비자에게 콘텐트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트래픽에 따라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ISP에게 지급하는 대가인 ‘망 사용료’ 관련 입법도 문제 삼았다. 현재 국회에선 외국 기업들도 망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망 무임승차 방지’ 등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다만 보고서를 접한 통상 전문가들은 실제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 근거로 삼을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만큼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장을 지낸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매년 나오는 NTE 보고서를 분석해보면 80%는 같은 내용이고, 20% 정도가 새로운 내용이다. 절충교역 정도를 제외하면 갑자기 새롭게 튀어나온 내용은 많지 않다는 의미”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각론에 일일이 대응했다간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가 만든 ‘링’에 스스로 뛰어드는 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흥종 고려대 국제학부 특임교수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는 “섣부르게 대응했다간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의 ‘수’에 말려 들어갈 수 있다”며 “지금은 경거망동을 피하고, 상호관세의 실제 적용 범위를 본 뒤 정밀한 대응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USTR 보고서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풀어줘도 부작용이 적은 비관세 조치를 선별하는 검토 작업은 필요하겠지만, 당장 모든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무리”라며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무기 등 한국도 필요한 영역에서 수입을 늘리는 전략으로 리밸런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상호관세는 사실상 전 세계를 겨냥하는 만큼 한국만의 특수성을 강조할 필요가 크다. 한국은 지난해 대미 투자 1위 국가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1600억 달러약 235조원를 투자했다. 또 소고기1위뿐만 아니라 반도체 장비1위, 원유2위, 측정 장비2위, 치즈2위, 돼지고기3위, 가공식품3위, 탄화수소3위, 항공기부품3위 등 다양한 품목에서 미국의 상위 수출국 지위에 올라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전 한국국제통상학회장는 “트럼프 행정부는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협상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방식을 즐겨 쓰고 있다”며 “미국이 먼저 필요로 하는 조선업 유지·보수·정비MRO, 방산, 에너지 등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민 교수도 “올해 NTE 보고서에 등장한 59개국 중 한국은 상대적으로 미국과 협력하는 영역이 많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과 미국이 우려하는 영역을 잘 분석해 절충점을 찾아가는 협상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상현·강광우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이 시각 많이 본 뉴스
▶ 그녀는 키스하다 혀 잘렸다…친일파 아내 누구
▶ 남편이 성폭행한 10대, 4번 찾아간 60대 아내 결국
▶ 12억 써도 보낸다…전지현도 보낸 귀족학교 실체
▶ 김수현 반격…"김새론 유족·가세연에 120억 손배소"
▶ 손 묶인 채 車트렁크에 갇혔다…악몽의 5시간, 뭔일
▶ 장제원 전 의원, 어젯밤 강동구서 숨진 채 발견
▶ "새벽 6시에 나와"…산불 봉사현장 목격된 원희룡
▶ 마은혁 카드가 자충수…헌재 지연 부른 野의 선택
▶ "싱크홀에 딸급식이 빵" 불만 올린 전 아나운서 결국
▶ "빨리빨리"…산불에 할머니들 업고 뛴 인니 선원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상현.강광우 na.sanghyeon@joongang.co.kr
관련링크
- 이전글티메프·홈플이어 발란까지…유통업계 오징어 게임 시작하나 25.04.01
- 다음글29CM 이구갤러리 서울, 디자이너 브랜드 르바와 팝업 전시 25.04.0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