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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주말에 아프면 큰 일"…소아과 뺑뺑이 안전지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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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회 작성일 23-06-0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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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부족" 소화병원 土 진료 축소, 日 문 닫기로
50개 대학병원 중 38곳, 올해 전공의 지원자 0명
전공의들 "병원 확대보단 現 전문의 이탈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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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김민지 기자 =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레지던트 미달 사태로 병원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국내 65개 병원에서 선발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은 199명이지만, 실제 지원자는 정원의 16.6%인 33명에 그쳤다. 이중 54개 병원은 지원자가 0명이었다. 사진은 13일 오후 전공의 부족으로 소아청소년과 입원을 잠정 중단한 가천대 길병원 모습. 2022.12.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제부터 어린이는 주중 저녁과 주말에 다치거나 아프면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워졌다. 소아청소년과 전문 병원들이 주말 진료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면서 소아과 뺑뺑이를 피할 안전지대가 사라지고 있어서다.

국내 1호 어린이 전문병원인 소화병원서울 용산구마저 휴일 진료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의사 부족이 원인이다. 의료계에선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족 사태에 환자 절벽 현상이 겹치면서 휴일·야간에 문을 닫는 병·의원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소화병원은 지난달 30일 "진료 인력 부족 및 병원 환경 개선 공사로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진료를 한시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주말엔 토요일 오전만 진료하고, 일요일은 문을 닫겠다는 것이다. 소화병원은 지난 1946년 서울 태평로에 개원한 소화의원이 전신으로 국내 1호 어린이 전문 병원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곳은 최근 영유아에게서 독감과 수족구병,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 로타 장염 등 감염병이 퍼지면서 환자가 몰려 문을 열기도 전부터 환자가 대기하는 오픈런 현상마저 벌어졌지만, 소아청소년과의 고질적인 의사 인력난의 부작용을 피해 가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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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병원이 지난달 30일, 6월 1일부터 진료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당분간 토요일 진료를 줄이고 일요일엔 진료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출처=소화병원 홈페이지
소화병원을 비롯해 소아청소년과에서 진료 시간을 축소하는 현상은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인구 유입으로 소아 환자가 많은 김포시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의 한강아이제일병원은 최근 환자·보호자에게 "이달부터 평일은 오전 8시~오후 6시, 주말은 오전만 진료가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종전에는 평일은 오전 8시~오후 9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환자를 돌봤는데 진료 시간을 대폭 줄인 것이다. 이 역시 의사 부족 때문이다. 한강아이제일병원 엄혜진 병원장은 "병상 50여 개, 진료실 6곳을 갖췄는데 소아 환자를 보는 의사는 단 두 명뿐"이라며 "살인적인 진료 스케줄에 의료진의 건강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상반기 50개 대학병원 소아과 전공의 지원 전무


소아청소년과 진료 인프라 붕괴는 예견된 비극이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하면서 의료 소비자인 소아·청소년의 수가 급감한 데다, 의료 비용수가은 낮고 의료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은 커 전공의레지던트들이 소아청소년과 지원을 꺼리고 있다.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최근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이 구속되고 소아청소년과 관련 의료소송이 늘고 있는 실태를 바라보면서 소아청소년과의 암담한 현실이 피부로 와닿았다"며 "전공의는 미래 전망을 보고 진료과를 지원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전공의들이 소아청소년과를 피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2023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소아청소년과 확보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경기 부천시정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61개 대학병원의 2023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기본정원별도정원 결과
필수진료과목 가운데 전공의 부족이 가장 심각한 과는 소아청소년과로, 모집정원의 20%만 찼다. 이는 2021년도 36%, 2022년도 22%에 이어 또 하락한 것으로, 올 상반기 전체 확보율84%의 4분의 1이 채 안 되는 수치다.

구체적으로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정원이 있는 50개 대학병원 중 76%에 해당하는 38개 병원이 단 한 명도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했다. 모집정원을 다 채운 병원은 서울대병원이 유일했고, 50%를 넘긴 병원은 순천향대 서울병원, 아주대병원, 울산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4곳뿐이었다. 반면, 모집정원을 모두 확보한 진료과목은 신경과, 신경외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10개 과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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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이 떨어져 전공의가 부족하면 병원에 남아있는 의사 1명이 담당하는 업무량은 자연스레 많아진다. 이에 따라 의사의 근로환경이 열악해지고 병원을 그만두는 악순환이 된다. 게다가 자녀의 고통에 예민해진 부모들을 상대할 때의 감정 소모도 난제다. 강 협의회장은 "어른과 달리 아이는 가볍게 기침만 하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을 수도 있고, 어른보다 치료 경과가 좋지 않을 수 있어 예측이 어렵다"며 "그럴 때 의료진보다 정보 격차가 큰 부모와의 감정 소모까지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소아청소년과엔 비급여 항목이 거의 없고 진료비는 30년째 동결이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소아청소년과를 전공하면 의대만 졸업한 의사보다도 수입이 적은 게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줄줄이 폐업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운영난 등을 이유로 폐업한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은 662곳으로, 같은 기간 개업한 곳617곳보다 더 많았다. 2023년 전국 수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레지던트 모집률은 15.9%에 불과했다. 정원은 207명이었지만 지원자는 고작 33명에 그쳤다.


정부 지정 달빛어린이병원 확대안, 공염불 되나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당장 아이가 아파도 갈 병원이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동네 병·의원이 문을 닫으면 규모가 큰 종합·대학병원이 환자를 받아야 하지만 이곳 역시 사정이 여의찮다. 가천대 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등 수도권의 주요 대학병원조차 전공의가 없어 입원·응급 진료를 제한했다. 경기도 김포시에 거주하는 한 보호자는 "대기 시간이 길더라도 진료받을 곳이 근처에 있으면 언젠가를 대비해 마음이 놓일 텐데, 쉬는 날이나 주중 저녁 늦은 시간 아이가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 의료계에서는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소아 의료체계 개선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소화병원은 소아·청소년 환자의 야간·휴일 진료를 위해 정부가 지정한 달빛어린이병원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는 소아 진료 공백 완화를 위해 달빛어린이병원을 전국에 100곳으로 늘리고 달빛어린이병원의 수가 개선, 야간·휴일 진료 운영비 일부 지원 추진 등 개선대책안을 내놨지만, 이번 소화병원의 진료 축소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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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에서 열린 필수의료 지원대책 현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2023.1.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홍준 대한아동병원협회 정책이사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지속해서 배출하지 않고서는 돌려막기식 의사 충원밖에 되질 않아 결국 소아·청소년 환자가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없다"라며 "당장 적정 수가 보전과 의사 양성·유입 등 현실적인 대책을 수립,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더 뽑기 전, 현재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그 자리에서 버틸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많은 소아청소년과의원이 폐업하거나 진료과목을 바꿔 소아 진료를 중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들에 대한 인센티브 구조를 바꾸기 위한 의사소통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며 "단순히 병원 수를 늘리려 하기보다 기존의 의료인력과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정부가 지원하도록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아청소년과 같은 필수 의료의 공백은 우리나라 전체 의료체계와 직결되는 만큼 인력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영석 의원은 "의대 정원 증원 같은 인력 확충과 필수진료과목 및 치명 질환을 다루는 과목에 수가 정책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과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서 의원은 "그런 점에서 최근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사업의 예산을 삭감하고 규모를 축소한 윤석열 정부의 결정은 인프라 확충에 반하는 행태인 만큼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며 "과감한 재정 투자가 담보되지 않은 정부의 발표는 국민을 속이는 기만행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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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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