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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는 데로 갔더니 "길이 더 막혀"…믿었던 내비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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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4-10-13 06:18 조회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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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대명절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잠원IC 인근에서 차량들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내비게이션용 모바일 앱 사용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추석 귀경길 벌어진 농로대란처럼 특수한 정체 상황에서 이면도로 전체를 파악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다만 평상시 상당수 운전자들의 불만은 익숙한 구간을 최단 시간에 빠져나갔던 경험과 내비의 실시간 최적경로를 비교하는 데서 온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석 귀경길 농로 대란, 3사 다 불만 폭주


10일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이던 지난달 17일 충남 아산의 한 농로에서 차량 1000여대의 발이 묶이는 교통 체증이 일어났다. 이들은 내비게이션 안내를 따라갔을 뿐이라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농로 대란 인증글을 올려 불만을 쏟아냈다.

티맵 농로 대란으로도 알려진 이 상황이 소개되자, 카카오내비와 네이버지도 앱을 썼음에도 같은 길로 안내 받았다는 인증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만 현재 내비게이션 업계 점유율 1위인 티맵을 사용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았기에 티맵은 엉터리 내비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누리꾼들의 후기가 이어지자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가 직접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티맵의 도로 안내 알고리즘 자체에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티맵은 "알고리즘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다른 내비 앱들 역시 알고리즘상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 같은 농로 대란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내비는 어떻게 길을 안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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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앱들은 실시간 통행량 등 다수의 가중치를 부여해 도로 소통 상황을 파악하기 때문에 최단 경로가 꼭적 경로를 나타내진 않는다. /사진=티캠 캡처
통상 내비게이션이 길을 안내할 때는 도로의 폭, 회전율, 실시간 사고 상황 등 수많은 요소들에 가중치를 줘서 각 도로의 예상 통행 속도를 내놓는다. 특히 추천 경로를 안내할 때는 이 같은 가중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운전하기 쉽고 편한 길을 보여준다.


이번 추석 귀경길에서 각 내비게이션 알고리즘들은 당시 인근 고속도로와 국도가 모두 막히는 상황에서 해당 이면도로가 30분 가량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추천됐다. 이때 인근 주요 도로는 예년 추석에 비해 통행량이 5배 가량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초기에 이 길을 안내 받은 차량들은 국도에 비해 30분 가량 시간을 단축하며 통과했고, 이 데이터는 해당 이면도로의 통행속도로 측정돼 내비게이션에 다시 피드백을 줬다.

문제는 그 이후 몰린 차량들이다. 순식간에 농로로 발길을 돌린 차량들로 인해 5시간 동안 1000여대의 차량이 몰렸다. 주요 도로가 막히다보니 농로에서 빠져나가는 게 힘들어졌고, 해당 이면도로에 진입한 차량들이 나가질 못하니 통행 속도는 업데이트되지 못했다. 그 이후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농로를 한순간에 주차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전국의 주요 도로에서 1000만대 가량의 차량이 운행하는 과정에서 1000대 남짓 진입한 해당 농로의 상황이 유의미한 데이터로 잡히지 않았을 수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는 당시 도로에 워낙 어마어마하게 많은 차량이 통행했고, 현재 나와있는 여러 내비게이션의 알고리즘으로는 수많은 이면도로의 정체 상황까지 실시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라고 바라봤다.


"내가 내비보다 더 잘 안다"는 말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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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 앱의 가장 큰 경쟁자는 운전자의 경험이기에, 주행 경험이 많은 택시기사들이 내비 앱에 대한 불만을 가장 많이 드러내고는 한다. /사진=뉴시스
내비게이션에 대한 불만은 언제나 나올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수의 경로 중 내비게이션이 최적의 경로를 추천해도, 운전자들은 다른 경로로 지나갔을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서 내비의 선택이 최선이었는지 의구심을 거두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내비 앱들의 경쟁자는 타사 앱이 아닌, 운전자들의 경험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를테면 평상시에 20분 걸리던 길에 차량이 많이 몰려 40분 걸리는 걸로 파악될 경우 내비는 우회도로를 안내해 30분에 통과하도록 한다. 30분만에 해당 구간을 통과한 일부 운전자는 내비가 더 막히는 길로 안내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두 경로를 동시에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은 길에서 얼마나 걸렸을 것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며 "그래서 자신이 가장 빠르게 해당 구간을 지나갔던 경험에 기대 내비의 정확성을 판단하고 불만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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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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