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어 맛도 못 봤는데…회 판매대엔 벌써 겨울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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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4-10-28 01:57 조회 5 댓글 0본문
벌써 ‘겨울용’ 먹거리·의류 등장
“올해 전어 철은 끝났어요. 정작 횟집 운영하는 저도 못 먹어봤어요.”
직장인 최모45씨가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인근 횟집에 전화를 걸어 “전어회가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이처럼 최근 가을 제철 수산물인 전어를 맛보지 못했다는 사람이 많다. 9월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전어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전어 맛도 못 봤는데, 대형 마트 등에는 겨울이 제철인 방어가 깔리기 시작했다.
유통가에서 ‘가을이 사라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추석까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을철 먹거리와 입을 거리에 대한 소비가 뚝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올겨울이 유난히 추울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자 유통 기업들이 가을을 건너뛰고 일찌감치 겨울용 먹거리와 옷 등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전어 맛도 못 봤는데 방어가 왔다
작년만 해도 이마트는 11월 9일에 방어회를 할인 판매했다. 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방어회 판매를 시작한 것은 10월 30일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방어 등판 시기가 확 당겨졌다. 이마트는 25일부터 방어회 할인 판매에,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 1일부터 방어회 판매에 들어갔다. 방어회가 작년보다 2주에서 한 달 일찍 소비자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작년 11월 30일부터 대방어회를 할인 판매했던 롯데마트도 올해는 할인 행사를 2주 앞당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어는 통상 여름에 1kg급 작은 방어를 잡아 겨울까지 바다에서 키운 뒤 시장에 내놓는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가을을 대표하는 전어 장사를 사실상 망쳐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수 있도록 방어를 앞당겨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겨울이 제철인 굴 판매도 앞당겨졌다. 현대백화점은 작년 11월 3일부터 굴을 판매했지만, 올해는 일주일 이상 당긴 지난 25일 판매를 시작했다. 겨울철 소비자들이 찾는 찜용 홍가리비, 겨울 생선 대구, 도루묵도 예년보다 빨리 판매에 돌입했다.
◇가을 옷 건너뛰고 시작된 내복 전쟁
지난 25일 찾은 서울 강남의 백화점 마네킹들은 벌써 한겨울용 패딩을 입고 있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지하 상가 매대엔 두꺼운 앙고라 니트와 코듀로이 소재의 의류가 판매 중이다. 지하상가에서 20~30대 여성 의류를 판매하는 홍모29씨는 “폭염이 이어지다 갑자기 찬바람이 불어 가을용으로 준비해 놓은 트렌치코트 재고가 작년보다 30% 늘었다”고 했다.
패션업계도 ‘가을 실종’에 비상이 걸린 건 마찬가지다. 기업들이 내놓은 해법은 ‘겨울 앞당기기’다. 가을 상품 대신 겨울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홍보에 힘을 준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11월 20일 시작한 겨울 외투 행사아우터 페어를 올해는 한 달 이상 빠른 지난 17일 시작했다. 다이소는 보온 내의내복를 지난 21일 출시했다. 작년에는 11월 3일에 출시했는데, 올해는 출시 시기를 2주 정도 앞당겼다. 무신사도 발열 내의를 내놓고 조건에 따라 100원에 살 수 있는 행사를 시작했다. 10월에 ‘내복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겨울 한파가 찾아올 것이란 전망이 나와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 판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월동용품들도 조기에 소비자 앞에 등장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온풍기 등 난방 가전 편성을 지난해 대비 한 달 앞당겨 이달 초부터 판매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겨울 상품 편성 확대 시기를 2주 앞당겨 이달 중순부터 난방 기기 생방송 횟수를 2배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8일부터 전점에서 겨울 침구 행사를 열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작년보다 일주일 앞서 겨울 침구 행사를 시작하고, 행사 기간도 1주일 늘리기로 했다”고 했다.
소비자들도 기업들의 겨울 앞당기기 노력에 관심을 갖는 모양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10월 1~24일 겨울 점퍼 매출이 작년 대비 59.7% 늘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 1~20일 스웨터 거래액은 작년 동기 대비 70% 상승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검색 및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예년보다 겨울이 빨리 찾아온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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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준 기자 namjun@chosun.com 신지인 기자 amigo@chosun.com
직장인 최모45씨가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인근 횟집에 전화를 걸어 “전어회가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이처럼 최근 가을 제철 수산물인 전어를 맛보지 못했다는 사람이 많다. 9월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전어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전어 맛도 못 봤는데, 대형 마트 등에는 겨울이 제철인 방어가 깔리기 시작했다.
유통가에서 ‘가을이 사라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추석까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을철 먹거리와 입을 거리에 대한 소비가 뚝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올겨울이 유난히 추울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자 유통 기업들이 가을을 건너뛰고 일찌감치 겨울용 먹거리와 옷 등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그래픽=백형선
작년만 해도 이마트는 11월 9일에 방어회를 할인 판매했다. 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방어회 판매를 시작한 것은 10월 30일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방어 등판 시기가 확 당겨졌다. 이마트는 25일부터 방어회 할인 판매에,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 1일부터 방어회 판매에 들어갔다. 방어회가 작년보다 2주에서 한 달 일찍 소비자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작년 11월 30일부터 대방어회를 할인 판매했던 롯데마트도 올해는 할인 행사를 2주 앞당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어는 통상 여름에 1kg급 작은 방어를 잡아 겨울까지 바다에서 키운 뒤 시장에 내놓는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가을을 대표하는 전어 장사를 사실상 망쳐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수 있도록 방어를 앞당겨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겨울이 제철인 굴 판매도 앞당겨졌다. 현대백화점은 작년 11월 3일부터 굴을 판매했지만, 올해는 일주일 이상 당긴 지난 25일 판매를 시작했다. 겨울철 소비자들이 찾는 찜용 홍가리비, 겨울 생선 대구, 도루묵도 예년보다 빨리 판매에 돌입했다.
◇가을 옷 건너뛰고 시작된 내복 전쟁
지난 25일 찾은 서울 강남의 백화점 마네킹들은 벌써 한겨울용 패딩을 입고 있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지하 상가 매대엔 두꺼운 앙고라 니트와 코듀로이 소재의 의류가 판매 중이다. 지하상가에서 20~30대 여성 의류를 판매하는 홍모29씨는 “폭염이 이어지다 갑자기 찬바람이 불어 가을용으로 준비해 놓은 트렌치코트 재고가 작년보다 30% 늘었다”고 했다.
패션업계도 ‘가을 실종’에 비상이 걸린 건 마찬가지다. 기업들이 내놓은 해법은 ‘겨울 앞당기기’다. 가을 상품 대신 겨울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홍보에 힘을 준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11월 20일 시작한 겨울 외투 행사아우터 페어를 올해는 한 달 이상 빠른 지난 17일 시작했다. 다이소는 보온 내의내복를 지난 21일 출시했다. 작년에는 11월 3일에 출시했는데, 올해는 출시 시기를 2주 정도 앞당겼다. 무신사도 발열 내의를 내놓고 조건에 따라 100원에 살 수 있는 행사를 시작했다. 10월에 ‘내복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겨울 한파가 찾아올 것이란 전망이 나와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 판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월동용품들도 조기에 소비자 앞에 등장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온풍기 등 난방 가전 편성을 지난해 대비 한 달 앞당겨 이달 초부터 판매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겨울 상품 편성 확대 시기를 2주 앞당겨 이달 중순부터 난방 기기 생방송 횟수를 2배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8일부터 전점에서 겨울 침구 행사를 열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작년보다 일주일 앞서 겨울 침구 행사를 시작하고, 행사 기간도 1주일 늘리기로 했다”고 했다.
소비자들도 기업들의 겨울 앞당기기 노력에 관심을 갖는 모양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10월 1~24일 겨울 점퍼 매출이 작년 대비 59.7% 늘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 1~20일 스웨터 거래액은 작년 동기 대비 70% 상승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검색 및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예년보다 겨울이 빨리 찾아온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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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준 기자 namjun@chosun.com 신지인 기자 amig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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