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지금부터라도 생산 감축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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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4-11-22 11:39 조회 4 댓글 0본문
정상현 부산대 교수 인터뷰
정상현 부산대 교수 인터뷰
미세플라스틱, 일상생활에서도 발생
논밭·양식장 등 ‘비점오염원’ 살펴야
집중호우 시 한꺼번에 강·바다 유입
미세플라스틱, 일상생활에서도 발생
논밭·양식장 등 ‘비점오염원’ 살펴야
집중호우 시 한꺼번에 강·바다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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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끝내려면 지금부터라도 생산 감축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극심한 기후변화가 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화·확산하는 속도를 부추겨 오염을 통제하기에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다.
부산대 화공생명·환경공학부의 정상현 교수는 지난 9월 27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바다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이 대기로 올라가고 비로 내려서 땅에 다시 떨어진다”며 “플라스틱의 순환”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의 수처리 및 물 재이용 연구실은 화공생명·환경공학부 산하로, 미세플라스틱 등이 물속의 다른 오염 물질과 일으키는 상호작용, 수처리 공정을 통한 제거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정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은 일상생활과 농·어업 등 모든 곳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페트병, 물티슈 등은 물론 도로·의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조금씩 떨어져 나간다는 이야기다.
가령 그물, 통발 등 어구, 수분이나 온도 조절을 위해 흙을 덮어두는 농업용 멀칭바닥덮기 비닐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다. 그는 “농업이나 어업용으로 활용되는 플라스틱은 햇볕을 쬐고 비를 맞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다”며 “이 미세플라스틱이 지하수·빗물·바닷물에 씻겨 나가면서 바다로 유입된다”고 덧붙였다.
플라스틱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통제하기 더 어려워진다. 표면적이 훨씬 넓어지면서 다른 오염 물질과 더 잘 달라붙고, 물에 잘 뜨면서 더 멀리 이동하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최근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의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작은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까지 연구되고 있다”며 “그동안 존재했지만, 인간이 인지하지 못했던 미세플라스틱의 세계가 밝혀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구의 관점에서 보면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오염된 바다가 대기의 순환을 통해 결국 지구 전체로 범위를 넓힌다. 인간의 관점에서 봐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된 컵, 숟가락, 접시 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인체로 유입된다. 이 중 일부는 체내에 남고, 일부는 배설된다. 정 교수는 “하수 처리 과정에서도 걸러지지 않은 아주 작은 미세플라스틱이 다시 물을 거쳐 해양 생물, 대기를 타고 사람한테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정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의 순환을 끊으려면 ‘비점오염원’을 살피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비점오염원으로는 논밭, 양식장 등이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집중적으로 바다로 유입되는 하수처리장과 같은 ‘점오염원’에서는 어느 정도 수처리 등을 통해 막을 수 있지만, 비점오염원은 그렇지 않아서다.
기후위기가 심화하면서 비점오염원의 통제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정 교수는 “기후변화로 가뭄으로 햇볕에 지속 노출된 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잘게 부서지는데, 이럴 때 갑작스러운 집중호우가 들이닥친다면 잔뜩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이 한 번에 강과 바다로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비점오염원을 통해 강과 바다 등으로 미세플라스틱의 유입을 막으려면 ‘자연 필터’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옥상정원, 도시 숲 등은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온도와 수위를 조절할 뿐 아니라 미세플라스틱이 자연계로 유입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플라스틱 생산을 줄여가야 하는 이유는 지금부터 줄이더라도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프레온가스, 비스페놀 등 환경 규제 중인 다른 화학 물질도 여전히 검출되고 있다“며 “지금 당장 플라스틱 생산을 중단하더라도 미세플라스틱은 향후 몇십 년간 검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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