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우 교수의 호르몬 백과사전] 식물, 동물, 인간, 모든 생명의 지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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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5-01-11 07:01 조회 24 댓글 0본문
[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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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의 불균형이 육체와 정신의 문제를 만든 것일 수도 있지만, 거꾸로 육체와 정신의 문제가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한 것일 수도 있다.
인류가 호르몬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된 건 고작 100년 정도다. 하지만 호르몬은 인류가 탄생한 500만년 전부터 존재했고 인류 이전 원시 동물과 원시 식물에도 존재했다. 생명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호르몬이 있었다. 식물이 빛과 중력에 반응하고 스스로 해충에 저항할 수 있는 이유, 곤충이 유충에서 번데기를 거쳐 성충으로 변태하는 이유, 개미가 계급사회를 이루고 집단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이유, 고양이는 사람을 피하고 개는 사람을 따르는 이유, 모두 호르몬 때문이다. 이처럼 호르몬은 식물을 식물답게, 동물을 동물답게, 그리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인간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호르몬에 있다.
호르몬의 존재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된 때는 19세기 중반이다. 독일 의사 아놀드 아돌프 베르톨트는 1849년 수탉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거세된 수탉들은 성욕이 없어지고 2차 성기인 육수수컷의 목 아래로 늘어진 피부 융기와 볏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흥미를 느낀 그는 수탉 한 마리의 고환을 떼어 그것을 다른 거세된 수탉의 소장에 이식했다. 놀랍게도 이 수탉은 남의 고환을 엉뚱한 곳에 달고도 왕성한 성욕으로 암탉을 쫓아다녔다.
고환에는 신경망이 전혀 없고 혈관만 있다. 그렇다면 고환에서 어떤 물질이 분비되고 그것이 혈액을 통해 목적지에 도달하여 성욕을 높인다는 가설이 성립한다. 이후 1880년 찰스 다윈과 그의 아들 프랜시스 다윈이 식물 실험에서 비슷한 개념을 주장했다. 이들은 식물이 줄기 끝으로 빛을 감지하면서 정작 빛을 향해 몸을 구부릴 때는 줄기 아랫부분이 휘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로부터 두 사람은 빛의 자극으로 줄기 끝에서 어떤 화학물질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줄기 밑부분에 전달되어 휘어지라고 명령을 내린다는 가설을 세웠다.
1894년에는 영국 생리학자 조지 올리버와 에드워드 앨버트 사퍼가 부신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인 에피네프린, 즉 아드레날린을 발견했다. 개념만 존재했던 호르몬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난 발견이었다.
몇 년 후인 1902년 윌리엄 베일리스와 어네스트 스탈링은 갈색 테리어 강아지 한 마리를 마취한 후 소장에 연결된 모든 신경을 끊어버렸다. 그 상태로 음식을 먹였는데 놀랍게도 췌장에서 소화액이 그대로 분비되었다. 소장과 연결된 신경이 없는데도 췌장에서 소화액이 분비되었다는 것은 신경이 아니라 어떠한 화학물질을 통해 명령이 전달된다는 것을 뜻했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이 화학물질을 분리하는 데에 성공하여 세크레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905년 두 사람은 이렇게 특정 장기에서 분비되어 혈액을 통해 표적 장소로 이동하는 화학물질을 내분비성 물질로 규정하고 여기에 호르몬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호르몬은 그리스어로 자극한다, 각성한다는 의미를 가진 Hormao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호르몬이라는 용어가 탄생하면서 드디어 내분비학도 탄생했다.
호르몬은 화학적으로 호르몬은 화학적으로 다양한 분자구조를 띤다. 크게 펩타이드 단백질계, 아민계, 스테로이드계로 나눌 수 있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 단위체가 공유 결합으로 연결된 중합체를 뜻한다. 결합된 아미노산의 개수에 따라 2~50개는 펩타이드이고 50개 이상은 단백질이다.
옥시토신, 글루카곤은 분자량이 적은 펩타이드 호르몬이고 성장호르몬, 인슐린, 렙틴, 프로락틴, 난포자극호르몬, 황체호르몬 등은 분자량이 큰 단백질 호르몬이다.
아민은 암모니아에서 하나 이상의 수소가 알킬 또는 방향족 고리로 치환된 작용기를 포함한 질소 유기화합물이다. 호르몬 중 아민 분자는 모두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나 티로신을 통해 합성된다. 멜라토닌, 도파민,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카테콜아민, 티록신 등이 아민계 호르몬에 해당한다.
스테로이드는 3개의 육각 벤젠고리에 1개의 5각 고리가 붙은 스테로이드 핵을 가진 분자를 뜻한다. 모든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콜레스테롤을 통해 합성된다. 테스토스테론을 포함한 모든 안드로겐 남성 호르몬,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무기질 흡수와 배출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알도스테론 등이 모두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이다.
그러면 내분비 기관에는 어떤 곳이 있는가. 호르몬이 분비되는 모든 기관이 내분비 기관이다. 시상하부, 뇌하수체 등 뇌에서 가장 많은 호르몬을 분비하고 갑상선, 부신, 송과선, 전립선 등 분비샘이 별도로 있거나, 난소, 정소, 황체, 태반, 난포, 간, 위, 췌장 등 장기에서 직접 분비하기도 한다. 비교적 최근에는 근육세포와 지방세포에서도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내분비기관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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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의 불균형이 육체와 정신의 문제를 만든 것일 수도 있지만, 거꾸로 육체와 정신의 문제가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한 것일 수도 있다.
인류가 호르몬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된 건 고작 100년 정도다. 하지만 호르몬은 인류가 탄생한 500만년 전부터 존재했고 인류 이전 원시 동물과 원시 식물에도 존재했다. 생명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호르몬이 있었다. 식물이 빛과 중력에 반응하고 스스로 해충에 저항할 수 있는 이유, 곤충이 유충에서 번데기를 거쳐 성충으로 변태하는 이유, 개미가 계급사회를 이루고 집단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이유, 고양이는 사람을 피하고 개는 사람을 따르는 이유, 모두 호르몬 때문이다. 이처럼 호르몬은 식물을 식물답게, 동물을 동물답게, 그리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인간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호르몬에 있다.
호르몬의 존재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된 때는 19세기 중반이다. 독일 의사 아놀드 아돌프 베르톨트는 1849년 수탉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거세된 수탉들은 성욕이 없어지고 2차 성기인 육수수컷의 목 아래로 늘어진 피부 융기와 볏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흥미를 느낀 그는 수탉 한 마리의 고환을 떼어 그것을 다른 거세된 수탉의 소장에 이식했다. 놀랍게도 이 수탉은 남의 고환을 엉뚱한 곳에 달고도 왕성한 성욕으로 암탉을 쫓아다녔다.
고환에는 신경망이 전혀 없고 혈관만 있다. 그렇다면 고환에서 어떤 물질이 분비되고 그것이 혈액을 통해 목적지에 도달하여 성욕을 높인다는 가설이 성립한다. 이후 1880년 찰스 다윈과 그의 아들 프랜시스 다윈이 식물 실험에서 비슷한 개념을 주장했다. 이들은 식물이 줄기 끝으로 빛을 감지하면서 정작 빛을 향해 몸을 구부릴 때는 줄기 아랫부분이 휘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로부터 두 사람은 빛의 자극으로 줄기 끝에서 어떤 화학물질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줄기 밑부분에 전달되어 휘어지라고 명령을 내린다는 가설을 세웠다.
1894년에는 영국 생리학자 조지 올리버와 에드워드 앨버트 사퍼가 부신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인 에피네프린, 즉 아드레날린을 발견했다. 개념만 존재했던 호르몬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난 발견이었다.
몇 년 후인 1902년 윌리엄 베일리스와 어네스트 스탈링은 갈색 테리어 강아지 한 마리를 마취한 후 소장에 연결된 모든 신경을 끊어버렸다. 그 상태로 음식을 먹였는데 놀랍게도 췌장에서 소화액이 그대로 분비되었다. 소장과 연결된 신경이 없는데도 췌장에서 소화액이 분비되었다는 것은 신경이 아니라 어떠한 화학물질을 통해 명령이 전달된다는 것을 뜻했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이 화학물질을 분리하는 데에 성공하여 세크레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905년 두 사람은 이렇게 특정 장기에서 분비되어 혈액을 통해 표적 장소로 이동하는 화학물질을 내분비성 물질로 규정하고 여기에 호르몬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호르몬은 그리스어로 자극한다, 각성한다는 의미를 가진 Hormao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호르몬이라는 용어가 탄생하면서 드디어 내분비학도 탄생했다.
호르몬은 화학적으로 호르몬은 화학적으로 다양한 분자구조를 띤다. 크게 펩타이드 단백질계, 아민계, 스테로이드계로 나눌 수 있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 단위체가 공유 결합으로 연결된 중합체를 뜻한다. 결합된 아미노산의 개수에 따라 2~50개는 펩타이드이고 50개 이상은 단백질이다.
옥시토신, 글루카곤은 분자량이 적은 펩타이드 호르몬이고 성장호르몬, 인슐린, 렙틴, 프로락틴, 난포자극호르몬, 황체호르몬 등은 분자량이 큰 단백질 호르몬이다.
아민은 암모니아에서 하나 이상의 수소가 알킬 또는 방향족 고리로 치환된 작용기를 포함한 질소 유기화합물이다. 호르몬 중 아민 분자는 모두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나 티로신을 통해 합성된다. 멜라토닌, 도파민,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카테콜아민, 티록신 등이 아민계 호르몬에 해당한다.
스테로이드는 3개의 육각 벤젠고리에 1개의 5각 고리가 붙은 스테로이드 핵을 가진 분자를 뜻한다. 모든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콜레스테롤을 통해 합성된다. 테스토스테론을 포함한 모든 안드로겐 남성 호르몬,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무기질 흡수와 배출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알도스테론 등이 모두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이다.
그러면 내분비 기관에는 어떤 곳이 있는가. 호르몬이 분비되는 모든 기관이 내분비 기관이다. 시상하부, 뇌하수체 등 뇌에서 가장 많은 호르몬을 분비하고 갑상선, 부신, 송과선, 전립선 등 분비샘이 별도로 있거나, 난소, 정소, 황체, 태반, 난포, 간, 위, 췌장 등 장기에서 직접 분비하기도 한다. 비교적 최근에는 근육세포와 지방세포에서도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내분비기관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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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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