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양치질이 불렀다…웃을 때 뻥 뚫린 검은 삼각형 정체 > IT/과학기사 | it/science

잇몸 내려가는 잇몸퇴축 발생 가능성 커져

직장인 김모씨는 얼마 전부터 웃을 때마다 입을 가린다. 앞니 사이 잇몸 부분에 삼각형 모양으로 뻥 뚫린 구멍이 생겨서다. 하얀 치아 사이에 낀 까만 구멍이 눈에 도드라져 말하거나 웃을 때마다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온라인에 찾아보니 교정 부작용 중 하나인 블랙트라이앵글 증상과 유사해 보였지만, 김씨는 교정 경험이 없었다. 다른 질환을 걱정하던 김씨는 결국 치과에 방문했고 잇몸퇴축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치은퇴축이라고도 불리는 잇몸퇴축은 잇몸이 기존 높이보다 내려가 치아의 뿌리 부분이 노출되는 상태다. 쉽게 말해 잇몸이 내려앉은 상태다. 잇몸퇴축은 노화로 인해 40세 이상부터 흔하게 발생하지만 구강 관리에 따라 젊은 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구강위생 상태가 불량한 경우 세균이 치아와 잇몸에 발생해 염증으로 이어지며 이 과정에서 자극받은 잇몸이 퇴축되기 때문이다.

양치 습관도 영향을 끼친다. 강하게 양치질하거나 자극적인 치약을 사용하면 잇몸 주변의 법랑질이 마모돼 잇몸퇴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치실이나 이쑤시개를 과하게 사용하면 잇몸에 직접적인 손상을 끼쳐 잇몸퇴축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외에 ▶치아 교정 ▶이갈이 ▶본인에게 맞지 않는 부분 틀니 ▶흡연 ▶비타민C 결핍증이 잇몸퇴축의 원인으로 꼽힌다.

잇몸퇴축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불편을 야기한다. 치아를 지지하는 조직이 감소해 치근이 노출되면 양치질할 때나 찬물을 마실 때 시리거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 치아 사이 공간이 커지고 치아가 길어 보이게 되면서 심미적인 스트레스까지 야기한다. 더욱이 잇몸 사이에 음식물이나 치태가 잘 끼어 치주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미한 잇몸퇴축일 때는 순한 치약이나 부드러운 칫솔모로 바꾸고 올바른 양치질을 통해 치아 손상을 막는 게 우선이다. 치아가 깊게 패였다면 레진 등을 이용해 노출 부위를 막고, 시린 증상을 겪으면 불소를 도포하는 식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다만 증상이 심할 때는 의료진 판단으로 잇몸 이식술을 할 수도 있다.

대동병원 치과 장지현 과장은 "잇몸퇴축은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는 만큼 정기적인 구강검진으로 본인의 치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임플란트나 보철이 많다면 더욱 신경 쓰고 최소 1년에 한 번은 치과에 내원해 스케일링을 포함해 검진을 받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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