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강한 자외선과 해풍 견뎌낸 황칠…사포닌·베툴린 많아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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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생명력 지닌 황칠
![[건강한 가족] 강한 자외선과 해풍 견뎌낸 황칠…사포닌·베툴린 많아 면역·항염 효과 높아](http://thumbnews.nateimg.co.kr/view610///news.nateimg.co.kr/orgImg/jo/2025/02/17/24941817-6f6b-4704-85f0-274ff64909f6.jpg)
인삼 사포닌과 유사해 기력에 도움
콜레스테롤 수치 낮춰줘 심장 보호
황칠은 황칠나무가 분비하는 황금빛 수지진액다. 내열성·내구성이 뛰어나며 부패 방지와 해충 기피 효과가 있다. 삼국시대부터 왕실이나 사찰에서 갑옷과 장신구, 가구에 칠하는 도료로 쓰였다. 조선 후기 농업서인 『산림경제』에는 황칠나무를 천금목千金木이라 불리는 귀한 약재로 기록했다. 천금목은 ‘천금의 가치를 지닌 나무’란 뜻이다. 황칠이 단순한 도료를 넘어 건강 증진과 치유에 탁월한 약효를 지녔음을 의미한다.
황칠의 천연향을 안식향安息香이라고 한다. 몸과 마음을 편안히 쉬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 진정과 염증 완화 효과도 있어 피부 치료에 사용됐다. 전통 의학 서적인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에는 황칠이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복통·구토·설사·관절통·나병·화상 치료에 쓰인다고 적혀 있다. 신장의 기운이 막혀 허리와 아랫배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신기통, 급성 위장 장애로 인해 구토와 설사가 동시에 나타나는 곽란에 효능을 발휘했다.
황칠나무는 산삼 나무, 보물 나무라고도 불려 온 한국의 고유종이다. 귀하고 비싼 황칠나무는 지나치게 많이 채취되고, 외부 세력에 수탈되던 아픔의 역사도 지녔다. 조선시대에는 황칠이 중국에 외교 관계를 위한 조공으로 바쳐졌다. 백성들은 공납세금의 일종으로 황칠을 내야 했다. 이러다 보니 지방 관리들이 농민에게 무리한 채취를 강요했다는 기록이 있다. 백성들은 황칠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도록 일부러 밑동에 소금을 뿌려 고사시키거나 베어버리는 방식으로 부담을 줄이려 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황칠나무는 한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그러다 최근 황칠의 건강 효능이 재조명되면서 다시 재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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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놀 성분 풍부하고 노화 방지 효과
황칠의 성분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강력한 생리 활성 물질이 확인됐다. 생리 활성 물질은 식물·동물·미생물에 든 것으로, 몸에 좋은 작용을 하는 성분을 말한다. 건강을 돕고 질병을 예방하며 인체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황칠에 든 대표 성분은 사포닌·베툴린이다. 식물이 척박한 환경에서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화합물이다.
황칠나무는 남부 해안 지역과 제주도 같은 섬에서 자란다. 고온다습한 환경의 특성상 곰팡이 감염과 해충 공격이 많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황칠나무는 항균제 역할을 하는 사포닌을 만들어낸다. 사포닌은 면역 조절 작용이 뛰어나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력을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황칠의 사포닌은 인삼 속 사포닌과 유사하다.


황칠나무 껍질에서는 베툴린을 만들어낸다. 황칠나무가 강한 자외선과 바람 속에서 스트레스를 견디려고 합성하는 물질이다. 베툴린은 동물 실험에서 암세포가 자라지 못하도록 세포 주기의 진행을 멈추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 살해 세포NK·Natural Killer Cell 활성을 증가시켜 면역 체계를 강화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사포닌·베툴린은 트라이테르페노이드 계열의 생리 활성 물질로, 면역 조절과 항암·항염 작용이 강하다. 황칠엔 여기에 더해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 계열 성분클로로젠산·페룰산·쿼세틴·루틴이 풍부하다. 폴리페놀은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염증을 줄이는 역할을 하며, 심혈관과 신경을 보호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크다.
클로로겐산은 콜레스테롤 생성을 줄이고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는다. 페룰산은 자외선으로 인한 색소 침착을 줄여 피부를 맑게 한다. 쿼세틴은 여성호르몬의 하나인 에스트로겐을 조절해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루틴은 모세혈관의 탄력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다.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지 않으므로 외부에서 섭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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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보호하고 심장 건강에 유익
황칠나무가 인체에 이로운 생리 활성 물질을 풍부하게 만드는 건 강한 생명력을 지녀서다. 황칠나무가 주로 자라는 남부 해안과 섬 지역은 해풍과 강한 햇빛에 노출돼 있다. 이 환경 속에서 황칠나무는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항산화 물질을 만들어 방어한다. 특히 강한 바람과 자외선을 견디며 자란 제주산 황칠은 건강에 좋은 생리 활성 물질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황칠 추출물은 간세포를 보호하고 간 해독을 촉진하는 데 도움된다. 알코올성 간 손상을 유발한 동물 실험에서 간 효소AST·ALT 수치가 감소해 간 기능 회복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혈류를 원활하게 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장 건강에 유익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도 발표됐다
흥미로운 점은 황칠이 음식에도 활용된다는 것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김치를 담글 때 황칠 가루를 넣으면 특유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소금을 적게 넣어도 감칠맛을 낸다. 황칠나무의 새순·줄기·가지는 말려 차로 마시고, 환·가루·진액 형태로 가공해 먹는다. 황칠나무 추출액을 넣어 닭을 푹 삶아 익힌 황칠 백숙도 있다. 황칠의 항산화 효과는 미용 분야에서도 주목받는다. 비누와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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