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왕좌 뺏긴 대한통운 "5일부터 주 7일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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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질주’에 물류 대전 격화
CJ대한통운이 휴일 없는 배송을 시작한 건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커머스의 발’인 택배 시장도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2014년 쿠팡이 로켓 배송익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직접 매입한 상품뿐 아니라 일반 판매자 상품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물류 회사 선두 주자였던 CJ대한통운으로서는 변화가 불가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택배 점유율물량 기준에서 쿠팡에 추격을 허용한 CJ대한통운과 쿠팡의 질주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이커머스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격화하고 있는 국내 물류 전쟁이 이커머스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더 치열해진 배송 전쟁
쿠팡은 지난 10년간 물류센터 건설, 택배 분류 로봇 설비 투자, 배송 기사 채용 등에 6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직매입 상품 위주로 운영되는 쿠팡은 2023년 직접 매입한 상품뿐 아니라 일반 판매자의 상품도 배송해주는 이른바 ‘제3자 물류 서비스’에 본격 뛰어들었다. 별개 영역이었던 유통업체와 물류업체의 경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쿠팡은 작년 택배 시장 점유율에서 CJ대한통운을 처음 앞질렀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23년 4분기까지만 해도 물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CJ대한통운이 32.5%로 1위였다. 하지만 작년 1분기부터 쿠팡로지스틱스의 점유율이 34.8%로 CJ대한통운29.0%을 역전한 뒤 격차는 더 벌어졌다.
위기감을 느낀 CJ대한통운은 작년 8월 “2025년 1월부터 주 7일 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쿠팡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작년 11월 쿠팡은 로켓 배송에 상품 배송 시기를 기존보다 세부적으로 소비자에게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김현국
쿠팡·컬리 등 자체 물류망을 갖춘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 이커머스 업체는 CJ대한통운을 비롯한 택배 회사에 배송을 맡긴다. 이 때문에 새벽 배송, 익일 배송이 여의치 않았다.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할 때 배송의 신속함과 편리함도 중요하게 따져보는데 대응이 어려웠던 것이다. 이에 CJ대한통운이 365일 배송에 나서게 된 것이다.
최근에도 CJ대한통운은 여러 이커머스와 손을 잡으며 물류 점유율 확대에 애쓰고 있다. 작년 6월 CJ대한통운은 신세계그룹과 사업 제휴 합의서를 체결했고, 이후 G마켓과 SSG닷컴 물량 상당 부분을 맡고 있다. 중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바바의 국내 택배 물량 80%를 책임지는 CJ대한통운은 최근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한국에서 이커머스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알리바바의 물량이 늘어날 경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네이버 쇼핑도 CJ대한통운을 통해 오늘 배송, 내일 배송 외에 주문 후 1시간 내 물건을 받는 ‘지금 배송’, 다음 날 오전 도착하는 ‘새벽 배송’ 등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이커머스 기업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쉬는 날 없는 주 7일 배송을 시작한다면 쿠팡과 배송 전쟁도 해볼 만해졌다”면서 “배송망을 더욱 확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이커머스들의 경쟁이 물류 전쟁으로 확산이 확연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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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인 기자 amig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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