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CJ온스타일 송출 중단…정부, 추가 블랙아웃 막기에 최선 > IT/과학기사 | it/science

5일 딜라이브 방송 내 CJ온스타일 플러스 송출 중단 화면. 이날 CJ온스타일뿐만아니라 계열 홈쇼핑 방송사인 CJ온스타일 플러스 송출도 함께 중단됐다. /사진=독자제공

송출수수료 문제로 케이블TV와 갈등을 빚던 CJ온스타일이 송출 중단을 택했다. 수년째 이어진 갈등이 결국 블랙아웃방송송출 중단으로 이어진 것. 대형 홈쇼핑사가 송출 중단까지 진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는 양측 갈등을 봉합하고 추가 송출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중재를 멈추지 않고 있다.

CJ온스타일은 5일 자정 경부터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에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송출수수료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송출 중단 직전까지 설득을 멈추지 않았지만, 양측 입장차가 워낙 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CJ온스타일은 "케이블TV 사업자 중 해당 3개 사업자의 평균 취급고와 가입자가 가장 크게 감소했다"며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른 합당한 수수료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은 CJ온스타일이 과도한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고 주장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이하 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발표하고 "2023년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가입자는 전년 대비 5% 미만 소폭 감소했음에도 CJ온스타일은 이를 빌미로 송출수수료를 60% 이상 인하할 것을 요구하며 송출을 중단했다. 이는 유료방송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기본 시청권마저 침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협회는 이어 "CJ온스타일은 8VSB아날로그 송출방식인 단방향상품 가입자 비중이 높은 사업자에 송출 중단을 결정했다"며 "이는 8VSB의 주된 가입자인 중장년층과 방송 시청 의존도가 높은 취약 계층에게 불이익을 초래하며, 기본적인 시청권 보장이라는 원칙을 위반했다"고 했다.
곪고 곪은 송출수수료 갈등, 블랙아웃으로 터졌다

/사진=CJ온스타일 홈페이지 갈무리

송출수수료 갈등은 케이블TV 업계와 홈쇼핑 업계에서 수년간 이어진 고질적인 문제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각 방송사에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대가로 내는 비용이다. 홈쇼핑은 방송 매출의 일부를 수수료 형태로 지급한다. 홈쇼핑은 케이블TV의 영향력이 감소해 TV홈쇼핑에서 나오는 매출이 줄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IPTV 활성화로 케이블TV 가입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케이블TV 가입자는 1241만2496명으로 지난해 하반기1254만1500명보다 1.03% 줄었다. 케이블TV 가입자는 2017년 하반기 약 1409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8년 상반기부터 하락세다.

홈쇼핑사의 방송 매출액도 감소 추세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따르면 2023년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 매출액은 2조7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감소했다. 방송 매출액 감소폭도 2020년 1.8%, 2021년 2.5%, 2022년 3.7%로 매년 커지는 중이다.

이에 대해 케이블TV 업계는 홈쇼핑사가 의도적으로 방송 매출을 축소한다고 주장한다. 협회 관계자는 "홈쇼핑사에 취급고 매출과 구역별 상품 판매 데이터를 포함한 방송 기여분에 대한 명확한 자료를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홈쇼핑사는 이를 투명하게 제공하지 않는다"며 "방송을 통해 우회 결제를 유도하거나 모바일·인터넷을 통한 기타 매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확대하면서도,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송출수수료 대폭 감액만을 일방적으로 요구해 협상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특히 케이블TV는 홈쇼핑사를 상대로 송출수수료를 계속 인하해왔다고 말한다. 2023년 기준 홈쇼핑 7개 법인의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71%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그러나 이는 IPTV·케이블TV·위성방송에 내는 수수료를 모두 더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에 송출수수료 부담을 주는 곳은 사실상 IPTV인데, 케이블TV에만 과도한 압박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청자 추가 피해 막아야…정부, 갈등 봉합 안간힘 과기정통부는 최대한 빠르게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대가검증협의체를 꾸리고 CJ온스타일과 케이블TV 3사 간 입장차를 조율할 전망이다.

강동완 과기정통부 방송진흥기획과 OTT활성화지원팀장은 "현재로서는 CJ온스타일과 케이블TV사들 간의 입장차를 조율하고 있다"며 "송출 중단이 길어져 국민 피해가 길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현대홈쇼핑·CJ온스타일은 KT스카이라이프·LG헬로비전과,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과 갈등을 빚었지만 정부 중재로 블랙아웃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태가 다른 사업자로 확산하지 않도록 중재 중이다. 강 팀장은 "아직 다른 홈쇼핑사나 케이블TV 사업자 사이에서는 CJ온스타일 만큼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까지 추가 송출 중단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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