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몰랐다" 이 표시 있으면 믿고 사라더니…들통난 거짓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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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인증 믿었는데”
방한용 외투, 이불 등의 충전재로 쓰이는 거위나 오리의 털. 패딩 점퍼 한 벌을 만드는 데에 스무 마리 가량의 가금류의 털이 들어간다.
특히, 품질을 이유로 오리나 거위 등이 살아있는 채 털을 뜯겨야 하는 방식에 논란이 크다. 이에 약 10년 전부터 도입된 게 바로, ‘책임 있는 다운Responsible Down Standard·RDS’ 인증.
하지만 이 인증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살아있는 거위나 오리의 털을 뽑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증의 신뢰도 자체가 흔들리게 된 셈이다.
현실적으로 이를 차단하기 어렵다면, 솜 등 식물성 소재나 폴리에스테르, 웰론 등 합성섬유만 쓰자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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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물보호연합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RDS는 거위나 오리에 대한 학대와 착취를 막을 수 있는 단속, 감시에 한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생산된 RDS가 친환경 인증을 달고 값비싼 가격에 전세계로 불티나게 팔려나간다”고 밝혔다.
오리나 거위는 통상 생후 10주부터 6주 간격으로 털을 뜯긴다. 한 마리의 거위에서 나오는 깃털과 솜털은 최대 140g 정도로, 패딩 한 벌에 약 20마리의 털이 들어가는 셈이다. 이렇게 살아있는 채로 털을 뜯기다가 연간 15억 마리의 가금류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윤리적인 방식이 비판받으면서 등장한 게 RDS다. 털을 뽑히지 않고 살아갈 권리와 강제로 먹이를 먹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게 골자다. 대신 식용으로 도축된 가금류나 털갈이 하는 가금류의 털만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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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및 섬유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텍스일 익스체인지Textile Exchange의 주도로 2014년 인증이 시작됐다. 이후 전세계 6000개 이상의 농장에서 RDS 인증을 받으면서 약 7억3500만 마리 이상의 가금류를 보호했다고 한다.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등 50여개 패션 브랜드도 RDS 인증을 받은 털을 쓴 제품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인증 제도 자체의 허점이다. 친환경 인증을 받아 놓고도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농장들이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어서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페타 아시아PETA ASIA·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지난 6월 베트남 오리 농장과 도축장을 조사한 결과 가금류들이 상처가 벌어지고, 피가 난 채로 길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농장들에서 생산된 털도 RDS 인증을 받고 판매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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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S 인증 조건에는 충족되지만 비윤리적인 도축이 자행된다는 점도 문제다. 이 단체는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패션 브랜드 갭과 게스 등에 RDS 인증 털을 공급하는 농장 수십 곳의 도축 방법을 문제 삼았다.
가금류들의 날개를 매달아 고정한 채로 여러번 목을 내리치거나 발을 자르는 방식이다. 털을 뽑지 않았을 뿐 의식이 있는 가금류에게 엄청난 고통을 준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페타아시아는 “RDS 인증을 받으려면 연간 감사를 받아야 하는데, 농장들이 격년으로 감사를 받는다고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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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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