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샷] 새처럼 도약해 날아오르는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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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의 모터, 스프링 힘으로 공중도약
고정익 드론에 적용하면 활주로 필요 없어
발로 나뭇가지 붙잡는 착륙법과 결합 가능
고정익 드론에 적용하면 활주로 필요 없어
발로 나뭇가지 붙잡는 착륙법과 결합 가능
모터, 스프링이 달린 발로 도약해 이륙하는 로봇 새. 고정익 드론이 이 방식을 채택하면 별도의 활주로나 발사대가 필요 없다./EPFL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의 다리오 플로리아노Dario Floreano 교수 연구진은 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새와 같은 다리로 걷고 하늘로 도약할 수 있는 로봇 새 레이븐RAVEN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레이븐은 ‘새에게 영감 받아 다양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로봇 비행체Robotic Avian-inspired Vehicle for multiple ENvironments’란 뜻의 영문 약자이다.
◇발로 공중 도약 후 프로펠러 가동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필수 무기로 부상했다. 이미 건설현장이나 농장에서 작업상황을 파악하고 제초제를 뿌리는 임무도 하며, 사고나 재해 현장에서 피해자를 찾는 일도 하고 있다. 헬리콥터처럼 회전 날개를 가진 드론도 있지만, 장거리 비행은 날개가 달린 고정익 드론을 쓴다.
문제는 이착륙이다. 해결책은 새에 있었다. 연구진은 “고정익 드론이라면 항상 활주로나 발사대가 필요하다”며 “반면 새를 보면 그냥 걸어 다니다가 도약해서 외부 도움 없이 쉽게 이륙한다”고 밝혔다.
새는 엉덩이와 무릎, 발목에 각각 관절이 있지만 이번에 개발한 레이븐은 모터로 구동되는 관절이 엉덩이와 무릎에 두 개 있다. 발에 있는 스프링은 탄성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할 수 있다. 부품을 적게 써 레이븐의 무게를 까마귀와 비슷한 약 600g으로 맞췄다.
실내 시험 결과 레이븐은 같은 크기의 새와 비슷한 속도인 초당 2.4m로 공중으로 약 0.5m를 뛰어올랐다. 레이븐은 이 지점에서 프로펠러를 작동해 비행을 시작했다. 연구진은 “레이븐은 어디서든 위로 날아오를 수 있어 일반 고정익 드론이 이착륙할 수 없는 재난 구호 임무에서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뭇가지 내려앉는 식 착륙기술 필요
다만 아직은 착륙은 해결하지 못했다. 미국 위스콘신대 기계항공공학과의 에이미 위사Aimy Wissa 교수는 이날 네이처에 실린 논평 논문에서 “생물학에서 영감을 받은 로봇은 자연에서 직접 관찰로 답하기 어려운 생물학적 근본 질문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를 실현하려면 먼저 레이븐이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대학의 라파엘 주페리Raphael Zufferey 박사는 나뭇가지에 내려앉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나뭇가지 같은 홰에 착륙하는 비행 로봇에 관한 연구는 많이 있었지만, 다리를 이용한 이륙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많지 않았다”며 “두 가지 분야가 통합되면 로봇이 비행하고, 나뭇가지에 착륙했다가 다시 이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페리 박사 연구진은 2022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나뭇가지에 앉는 새를 모방한 로봇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나뭇가지에 착륙하는 기술을 실제 새보다 더 발전시켰다. 스프링이 장착된 발톱은 새의 영감으로 지름 6㎝의 나뭇가지를 잡는 것과 비슷하지만, 최종 접근 방식은 실제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새는 목표 지점 위를 잠시 맴돌다가 착지한다. 그러나 스위스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새는 카메라로 최종 목적지까지 거리를 확인한다. 덕분에 나뭇가지에 가까워질수록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단 0.025초 안에 발톱이 작동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나뭇가지에 내려앉는 로봇 새. 발로 가지를 붙잡는다./EPFL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4-08228-9
Nature Communications2022,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2-353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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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완 기자 yw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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