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한미약품 임시주총…대표 해임 여부에 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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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2/3 이상 찬성 필요 해임안 통과 미지수…"양측, 타협 모색할 것"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1년 가까이 경영권 분쟁을 지속 중인 한미약품그룹이 대표이사 해임안 등을 두고 다시 표 대결을 벌인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교통회관에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된다.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도로 열리는 이번 임시주총의 주요 안건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를 해임하고 박준석·장영길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건 등이다.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 등 4인 연합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은 올 초부터 경영권 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형제 측은 이날 임시주총을 통해 4인 연합 측 인사인 박 대표와 신 회장을 해임하고 형제 측 인사로 분류되는 박 사내이사와 장 사내이사를 한미약품 이사회에 진입시켜 형제 측에 유리한 구도로 바꾸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4인 연합 측 인사 6명과 형제 측 인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해임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인 만큼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앞서 지난달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는 4인 연합 측이 이사회 구도를 기존 44인 연합대 5형제 측에서 6대 5로 뒤집으려고 시도했지만, 이사 수를 확대하는 정관변경의 안이 출석 주주 3분의 2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서 이사회 구도가 5대 5 동수로 바뀐 바 있다.
한미약품 지분 구조는 한미사이언스 41.42%, 신 회장 7.72%, 한양정밀 1.42%, 국민연금 9.43% 등이다. 소액주주 지분은 약 39%로 추산된다.
비록 한미사이언스가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민연금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따라 해임에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안건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지난주 국민연금은 박 대표와 신 회장 해임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이들에 대한 해임 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해임을 전제로 하는 사내이사 박준석·장영길 선임 건에 대해서도 반대하기로 했다.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이달 초 박 대표와 신 회장 해임에 반대했고 서스틴베스트·한국 ESG 평가원 등 국내 자문사 4곳도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전달한 보고서에 해임 반대 권고를 담았다.
일각에서는 4인 연합과 형제 측이 내년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까지 경영권 갈등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임 사내이사가 지난 13일 한미약품 임시주총 철회를 제안하며 경영권 분쟁 장기화를 막자고 주장하는 등 화해 제스처를 취한 만큼 이번 분쟁에 변곡점이 마련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주식 매각으로 지분이 줄어들고 있는 형제 측이 내년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강력한 우군을 확보하지 못하면 가족 간 타협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송 회장, 임 부회장 모녀도 지분을 사준 우군 신 회장과 킬링턴이 더 큰 이익을 위해 돌아설 가능성을 고려해 형제 측과의 재결합에 우호적으로 바뀔 수 있다.
업계는 4인 연합과 형제 측이 하루빨리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모습이다. 분쟁이 장기화하면 한미약품그룹 경영 상태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미약품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1.4% 감소했고, 한미사이언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7.2% 줄어든 22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지난 10월 말 5만2천원 선에서 경영권 분쟁 심화 및 탄핵 정국 관련 증시 불안정 등 여파로 최근 2만9천원 선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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