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온 로봇이 저절로 입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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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가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 F1’이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인 김승환 선수가 탄 휠체어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이 로봇은 착용자에게 안기는 형태로 결합한다. [사진 KAIST, 유튜브 캡처]
교통사고로 하반신에 감각을 잃은 지 7년.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휠체어에서 일어났다. 웨어러블입는· wearable 로봇과 한 몸이 된 채였다. 그동안 의지해 온 지팡이클러치는 그저 거들 뿐, 한 발씩 내디디며 걸어나갔다. 오는 27일 사이배슬론사이보그 올림픽·장애인들이 로봇 등 생체 공학 보조장치를 활용해 겨루는 경기 출전을 앞둔 김승환 선수는 “비장애인과 눈을 맞추며 걸을 수 있다니, 감동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제품 워크온슈트 F1은 여기서 더 나아갔다. 로봇을 입고 벗는 전체 과정을 타인의 도움 없이 장애인 스스로 해낼 수 있게 만들었다. 공 교수는 “로봇을 입기만 하면 잘 걸을 수 있는데, 착용까지 많은 힘과 에너지가 든다. 일상생활에서 장애인들이 누군가의 도움 없이 로봇을 착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신념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승환 선수가 24일 ‘워크 온 슈트 F1’을 입고 스스로 일어나 걷는 모습. [사진 KAIST, 유튜브 캡처]
워크온슈트 F1은 균형 제어 성능도 개선했다. 고급 모션제어 알고리즘을 통해 신체의 미세한 움직임을 1초에 1000번 계산해 균형을 잡는다. 직립 상태에서는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지팡이에 의지하지 않고도 걸을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박정수 팀장은 “로봇 자체 무게 50㎏과 착용자의 몸무게 등을 계산하면 가반하중로봇이 들어올릴 수 있는 최대 무게이 최소 100㎏은 거뜬히 넘는다. 강력한 구동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의 핵심부품인 모터와 감속기, 모터드라이버, 메인 회로 등은 협력업체인 엔젤로보틱스와 협업해 전부 국산화했다.
2020년 제2회 사이배슬론에서 금메달을 땄던 공 교수팀은 오는 27일 열리는 사이배슬론에 워크온슈트 F1을 입고 출전할 계획이다. 그는 워크온슈트 F1의 상용화에 대해 “수요층이 있는지, 또 사업적인 고리가 만들어지는지가 관건인데, 그 관점에서 일반 판매용보다 장애인들의 전문적인 스포츠 활동 등으로 풀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대전=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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