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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우주 102개 색깔로 3차원 지도 만든다…외계생명체 규명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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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6회 작성일 25-02-1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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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얻어질 적외선 3차원 우주지도와 관측 천체들에 대한 가상도. 우주항공청 제공

한국과 미국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가 오는 28일 발사된다. 세계 최초로 3차원 우주지도를 제작해 우주 탄생과 생명 진화, 외계 생명 탐사 등의 연구에 앞으로 약 2년 6개월 동안 활용된다.

우주항공청은 12일 서울 광화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8일 낮 12시께현지시각 27일 오후 7시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피어엑스가 발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피어엑스는 미국 민간업체 스페이스엑스의 우주발사체 팰컨9에 탑재돼 우주로 쏘아 올려지며, 지구 표면에서 650㎞ 떨어진 ‘태양동기궤도’매일 같은 시간에 지구 특정지역 상공을 통과하는 궤도를 돌며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2022년 임무를 시작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좁은 영역을 ‘깊고 자세하게’ 탐사하는 반면, 스피어엑스는 ‘얕지만 넓게’ 모든 하늘을 탐사하는 차이가 있다. 양유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제임스웹은 우주 전체 하늘을 1% 미만으로 담는 데 반해, 스피어엑스는 100%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피어엑스 망원경 구성도. 우주항공청 제공

스피어엑스는 ‘전천전체 하늘 적외선 영상분광 탐사를 위한 우주망원경’이다. 대기에 흡수되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관측이 어려운 적외선을 볼 수 있다. 스피어엑스의 핵심기술인 ‘영상분광 기술’넓은 영역을 관측할 수 있는 ‘영상관측’과 개별 천체의 파장에 따른 밝기 변화를 측정하는 ‘분광관측’을 동시에 수행하는 기술을 이용해 전체 하늘을 총 102개의 적외선 파장으로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 기존 우주망원경보다 우수한 지점이다. 나사 과학임무국장 니키 폭스 박사는 “전 우주에 대해 102개에 달하는 색깔로 관측하는 것은 세계 처음으로 이뤄지는 획기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측을 통해 약 10억개의 천체에 대한 개별적인 분광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피어엑스는 이러한 방대한 관측자료를 통해 은하와 은하 사이의 거리를 측정적색이동하며 우주의 공간 정보를 입체적으로 확보하고, 3차원 우주지도를 최초로 제작하게 된다.

스피어엑스는 크게 세 가지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우선 10억개 이상의 은하 분포를 입체적으로 측정해 빅뱅 직후 우주 급팽창인플레이션과 관련한 의문을 푸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어느 시기에 은하들이 많이 만들어졌는지 같은, 은하 진화의 역사에 대해서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물과 이산화탄소 등 성간얼음에 존재하는 생명기원 분자들을 추적해 우리 태양계 밖 생명체가 존재하는 환경도 파악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주 얼음 연구를 담당하는 이정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기존 우주 망원경은 전체 그림을 그릴 수는 없었지만 스피어엑스는 1천만개의 샘플 스펙트럼을 추출해 우주 얼음 연구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얼음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성되고 진화해왔는지, 얼음이 별과 행성의 생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얼음에는 물분자뿐 아니라 생명체 발현에 필수적인 유기물도 포함돼 있어 생명체의 기원과도 연결돼 있다. 우리 은하 전체의 생명체 탄생과 외계생명체 탐사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어엑스 상상도왼쪽와 최종 테스트를 완료한 스피어엑스 실물. 우주항공청 제공

스피어엑스는 2019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2800억원 규모의 중형 탐사 미션이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 주관하에 우주청 산하 천문연과 나사 제트추진연구소NASA JPL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천문연은 스피어엑스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유일한 국제 협력기관으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근적외선 우주망원경NISS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6년 스피어엑스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다. 천문연은 이번 스피어엑스 개발 과정에서 영하 220도의 우주환경을 구현하는 ‘극저온 진공챔버’를 개발해 스피어엑스의 광학 분광 성능 테스트를 주도했고, 관측 자료를 처리할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협력했다. 천문연 개발팀은 향후 스피어엑스가 포착할 자료를 분석하는 과학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개발에 있어 우주망원경에 최초로 적용하는 영상분광 관측 기술을 우리 연구진이 나사와의 협력 속에서 개발해 활용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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