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만화성지에 깃발 꽂았다…대박난 K-웹툰에 탄성 > IT/과학기사 | it/science

◀ 11일 오후 3시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에 위치한 입학용병 팝업스토어를 찾은 사람들 [네이버웹툰 제공]

지난 11일 오후 3시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 일본 도쿄의 번화가 중에서도 중심인 시부야에 인파가 몰렸다. 일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네이버웹툰 ‘입학용병’의 팝업스토어 때문이다. ‘라인 프렌즈 스퀘어 시부야’ 한켠에 마련된 팝업스토어는 초입부터 심상찮았다.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주인공이 고도의 전투 능력을 키워 용병으로 살아간다는 웹툰의 세계관을 반영이라도 하듯, 팝업스토어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부터 전쟁터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팝업스토어 내부에 조성된 40평 남짓한 방안 3면에서는 입학용병 영상과 함께 줄거리 관련 음성이 흘러 나왔다. “지금부터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나오자 사람들은 영상에 나온 캐릭터들을 향해 연신 휴대폰 카메라를 들었다. 입학용병은 만화의 성지로 불리는 일본에서도 존재감을 여실히 나타냈다.

▶누적 다운로드·연간 랭킹 1위…메가 히트작의 탄생=입학용병은 어린 시절 비행기 추락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가 용병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한국 액션 웹툰이다. 일본에선 만화앱 플랫폼 ‘라인망가’를 통해 공개 되고 있다.

입학용병은 일본에서 ‘종이 만화’가 아닌 ‘디지털 만화웹툰 등 포괄’를 본격적으로 유행시킨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인망가’ 누적 다운로드 1위, 2023·2024 연간 랭킹 1위, 누적 조회수 6억건 이상 등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누적 조회수는 15억건에 달한다.

네이버웹툰의 일본어 서비스를 운영하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는 입학용병 지적재산권IP 활용에 나섰다. 팝업스토어가 이의 일환이다. 입학용병 세계관이 철저히 투영된 팝업스토에서는 각 캐릭터 신장에 맞춘 등신대, 티셔츠·모자, 피규어, 최애 캐릭터 뽑기, 캐릭터 사진 및 사원증·학생증 등 100여종의 상품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방문자는 해당 상품을 구입하는 데에만 7만엔약 67만원을 쓰기도 했다.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아미21세씨는 “입학용병은 오빠가 여동생을 구하려는 과정에서 점점 더 강한 적을 만나는데도 굴복하지 않고 싸워나가는 점들이 일본 사람들 마음을 울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주인공인 001입학용병 주인공이다”고 말했다.

자신을 19세 여대생이라고 소개한 A씨는 “캐릭터의 학생증, 사원증 등을 보자마자 ‘무조건 사야지’라고 생각하게 됐다. 휴대폰 케이스 뒤쪽에 넣을 것”이라며 웃었다.

▲ 11일 오후 3시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에 위치한 입학용병 팝업스토어 내 비치된 입학용병 캐릭터 관련 상품들 [고재우 기자]

▶변화하는 만화 성지…두각 나타내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종이 만화의 성지였던 일본이 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디지털 만화는 어느덧 종이 만화를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일본출판과학연구소가 발간한 ‘2024 만화산업 백서’에 따르면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은 4830억엔2023년 기준·약 4조6000억원으로, 전체 만화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관련 시장도 성장세다. 지난 2023년 일본 캐릭터·라인선싱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5% 늘어난 125억6000만달러약 1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본 내에서 캐릭터는 판촉·광고 등 프로모션 뿐만 아니라 카페, 전시회, 게임 등 체험형 이벤트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라인디지털프론티어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23년 2분기 1억3700만달러약 200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분기 1억7420만달러약 2535억원까지 늘었다. 특히 유료 콘텐츠 매출동기간 1억3060만→ 1억5990만달러, 월간 유료 사용자MPU·190만→ 230만명 등 증가세라는 게 고무적이다.

다나카 타이키 라인프렌즈 MD 겸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한 매출 목표는 한국 아이돌 팝업스토어와 비슷한 수준인 5000만엔약 4억8000만원”이라며 “입학용병 결과를 본 후, IP추가와 관련해 네이버웹툰, 라인망가 등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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