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무료배달 됐네"…급증한 이중가격에 소비자만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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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용’ 가격 더 받는 가게 늘어나
“무료 배달이라더니 소비자에겐 오히려 독이 됐다.”
음식점주들이 매장 가격보다 배달 음식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이중 가격제’가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매장에서 1만원에 파는 국밥의 배달 가격을 1만2000원으로 올린다고 가정하면, 과거엔 국밥 다섯 그릇을 시킨 소비자는 배달비 3000원까지 5만3000원을 냈지만, 이제는 6만원이 든다. 기존 대비 13%나 오른 셈이다.
배달 앱들은 고객에겐 무료 배달 혜택을 준다고 생색을 내며 구독 서비스를 홍보하면서 식당 등 점주들을 상대로는 중개 수수료를 올렸다. 이에 점주들은 ‘배달 수수료 부담을 견디기 어렵다’면서 배달 음식 가격을 매장 판매가보다 높게 책정하는 이중 가격제로 ‘맞불’을 놨다. 배달 음식 가격을 매장 판매가보다 10% 안팎 올린 곳이 많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에 사 먹던 가격보다 적게는 수백 원에서 많게는 수천 원까지 지출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주재하는 ‘배달 플랫폼-입점 업체 상생 협의체’는 출범 후 두 달째 공전 중이다. 24일 5회 차 회의를 열었지만, 중개 수수료 인하는 안건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선 PG사전자 지급 결제 대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인하, 영수증에 배달비 표기 등과 같은 부차적인 내용만 다뤄졌다. 심지어 회의 초반부터 “수수료같이 민감한 주제는 뒤로 미루자”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배달 앱 vs 점주 싸움에 소비자만 ‘봉’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비롯한 음식점주들이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올린 근거는 배달 앱 이용 시 매장에서 팔 때보다 수수료, 배달비 등 비용이 더 든다는 것이었다. 배달업계 1위 배달의민족의 경우, 무료 배달을 내세운 ‘배민클럽’에 점주들이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배민라이더를 통해 배달하는 ‘배달 점주’는 음식 값의 9.8%를 중개 수수료로 내고, 배민 배달비거리에 따라 차등 적용 1900~2900원를 부담한다. 가게에서 자체적으로 배달하는 점주의 경우 6.8%의 배달 앱 중개 수수료에 자체 배달비를 낸다.
점주들은 배달 음식 가격을 10% 내외 수준으로 천차만별로 올리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주들이 이중 가격제를 요청해 가맹본부가 승인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롯데리아는 24일부터 세트 메뉴는 1300원, 단품 메뉴는 800원씩 배달 음식 가격을 비싸게 받기로 했다. ‘홍콩반점0410′의 경우도, 매장 짬뽕은 7800원이지만 배달은 8800원으로 1000원 비싸다.
점주 입장에서는 배달 1건당 붙는 수수료가 오른 셈이지만, 이중 가격 제도 탓에 소비자들은 음식 하나당 가격이 오른 셈이 됐다. 과거엔 배달 한 건당 배달비 3000~4000원을 냈지만, 이제는 음식 자체의 가격이 올라 여러 음식을 시키면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
◇상생 협의체, 두 달 넘도록 수수료 인하 안건조차 못 올라
지난 7월 공정위는 배달 앱과 점주들 간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배달 플랫폼-입점 업체 상생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24일 오후 협의체 5차 회의가 열렸지만, 수수료 인하 같은 상생안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 협의체에는 배달 앱 4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상인연합회가 참여 중이다. 협의체에서 빠진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오는 27일 배민을 공정위에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배달 앱들은 현행 수수료 체계가 점주들에게 부담을 전가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쿠팡이츠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쿠팡 와우 멤버십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무료 배달비묶음 배달는 모두 쿠팡이 부담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배달 앱 관계자는 “전 세계 배달 앱들의 수수료 현황을 보면 한국의 10% 내외도 높은 수준은 아니며, 배달비 부담은 평균적으로 점주와 배달 앱이 반반 나눠서 진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전체 주문량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이 넘을 정도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배달 앱의 영향력이 큰 상황을 감안하면, 해외 수수료와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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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인 기자 amigo@chosun.com
음식점주들이 매장 가격보다 배달 음식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이중 가격제’가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매장에서 1만원에 파는 국밥의 배달 가격을 1만2000원으로 올린다고 가정하면, 과거엔 국밥 다섯 그릇을 시킨 소비자는 배달비 3000원까지 5만3000원을 냈지만, 이제는 6만원이 든다. 기존 대비 13%나 오른 셈이다.
배달 앱들은 고객에겐 무료 배달 혜택을 준다고 생색을 내며 구독 서비스를 홍보하면서 식당 등 점주들을 상대로는 중개 수수료를 올렸다. 이에 점주들은 ‘배달 수수료 부담을 견디기 어렵다’면서 배달 음식 가격을 매장 판매가보다 높게 책정하는 이중 가격제로 ‘맞불’을 놨다. 배달 음식 가격을 매장 판매가보다 10% 안팎 올린 곳이 많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에 사 먹던 가격보다 적게는 수백 원에서 많게는 수천 원까지 지출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주재하는 ‘배달 플랫폼-입점 업체 상생 협의체’는 출범 후 두 달째 공전 중이다. 24일 5회 차 회의를 열었지만, 중개 수수료 인하는 안건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선 PG사전자 지급 결제 대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인하, 영수증에 배달비 표기 등과 같은 부차적인 내용만 다뤄졌다. 심지어 회의 초반부터 “수수료같이 민감한 주제는 뒤로 미루자”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래픽=김현국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비롯한 음식점주들이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올린 근거는 배달 앱 이용 시 매장에서 팔 때보다 수수료, 배달비 등 비용이 더 든다는 것이었다. 배달업계 1위 배달의민족의 경우, 무료 배달을 내세운 ‘배민클럽’에 점주들이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배민라이더를 통해 배달하는 ‘배달 점주’는 음식 값의 9.8%를 중개 수수료로 내고, 배민 배달비거리에 따라 차등 적용 1900~2900원를 부담한다. 가게에서 자체적으로 배달하는 점주의 경우 6.8%의 배달 앱 중개 수수료에 자체 배달비를 낸다.
점주들은 배달 음식 가격을 10% 내외 수준으로 천차만별로 올리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주들이 이중 가격제를 요청해 가맹본부가 승인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롯데리아는 24일부터 세트 메뉴는 1300원, 단품 메뉴는 800원씩 배달 음식 가격을 비싸게 받기로 했다. ‘홍콩반점0410′의 경우도, 매장 짬뽕은 7800원이지만 배달은 8800원으로 1000원 비싸다.
그래픽=김현국
◇상생 협의체, 두 달 넘도록 수수료 인하 안건조차 못 올라
지난 7월 공정위는 배달 앱과 점주들 간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배달 플랫폼-입점 업체 상생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24일 오후 협의체 5차 회의가 열렸지만, 수수료 인하 같은 상생안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 협의체에는 배달 앱 4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상인연합회가 참여 중이다. 협의체에서 빠진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오는 27일 배민을 공정위에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배달 앱들은 현행 수수료 체계가 점주들에게 부담을 전가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쿠팡이츠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쿠팡 와우 멤버십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무료 배달비묶음 배달는 모두 쿠팡이 부담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배달 앱 관계자는 “전 세계 배달 앱들의 수수료 현황을 보면 한국의 10% 내외도 높은 수준은 아니며, 배달비 부담은 평균적으로 점주와 배달 앱이 반반 나눠서 진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전체 주문량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이 넘을 정도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배달 앱의 영향력이 큰 상황을 감안하면, 해외 수수료와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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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인 기자 amig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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