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대로 못 살겠다" 배달 기사 분노에 결국 백기?…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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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기사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주도한 상생협의체에서 결정된 배달 기사 ‘위치정보공유동선 공유’와 관련해 쿠팡이츠가 이행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배달 기사를 중심으로 한 반발이 거세지자 동선 공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생협의체 합의 내용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잉크도 마르기 전인 합의안이 실효성마저 잃을 수 있다. 더욱이 국회 차원의 또 다른 상생협의체가 가동되면서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았던 상생협의체 위상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조리보다 배달 기사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다’는 불만이 팽배했던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문제 제기가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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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플랫폼노동조합 소식지 내용 중 일부. [배달플랫폼노동조합 소식지 캡처] |
2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이츠는 배달플랫폼 노조 측에 배달기사의 동선을 공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는 노조 소식지를 통해서 배달 기사들에게도 알려졌다. 앞서 배달플랫폼 노조는 두 차례에 걸쳐서 쿠팡이츠에 공문을 보내 “배달 기사 동선 공유에 대한 입장을 회신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동선을 공유하지 않겠다는 쿠팡이츠 측의 입장을 확인했다. 마찬가지로 공문을 수신한 배달의민족, 요기요 측은 노조 측 의견을 검토 중이다.
동선 공유는 자영업자들에게 배달 기사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배달 기사들을 잡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공정위가 끌고 갔던 상생협의체에서도 이 부분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생협의체 합의안에 배달 기사들의 위치를 자영업자에게 공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던 상태다.
하지만 공정위 상생협의체에 참가하지 못한 배달플랫폼 노조 등 배달 기사들 불만은 상당했다.
실제로 배달플랫폼 노조는 배달앱 3사에 송신한 공문에서 ▷동선 공유로 인한 라이더 체감 업무 압박 증가 및 도로 위험요인 가중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된 라이더의 자율성, 노동권 훼손, 라이더 개인정보 데이터 남용 우려 ▷입점 업체와 라이더 간 공정성 문제 ▷라이더 의견 배제, 무시 및 희생양 삼기 우려 등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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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TV 광고 중 일부. [유튜브 쿠팡이츠 캡처] |
이에 쿠팡이츠는 상생합의안을 깨고 배달플랫폼 노조와 라이더 유니온 등이 반대하면 배달 기사의 동선을 공유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배달 기사 확보가 중요한 만큼, 배달앱 3사가 이들의 요구를 무조건 배척할 수 없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배달플랫폼 노조 관계자는 “쿠팡이츠로부터 배달 기사 양대 노조가 반대하면 동선 공유를 하지 않을 것이란 답변을 구두로 확인했다”며 “그래서 배달 기사들에게 관련 사실을 알린 것”이라고 답변했다.
나아가 쿠팡이츠가 배달 기사 동선 공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상생협의체 합의안은 벌써부터 실효성을 잃는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쿠팡이츠 관계자는 “상생협의체 협의한 이행을 성실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라이더 위치정보 공유와 관련해서는 배달 기사의 동의가 필요함에 따라 노조 등 단체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가맹점주 단체, 배달 기사 등을 포함한 국회 차원의 배달앱 상생협의체를 가동키로 했다. 사실상 배달앱 상생 협의를 원점에서 재논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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