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공대생 잡아라"…저출산보다 인재유출이 더 무섭다는 과학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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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인재 부족을 해결할 답은 이미 나와있다. 노력과 성과에 대한 합당한 보상 체계를 구축하고, 우수 인재가 정부와 산업계, 학계를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
최양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현재 과학기술계 일자리들이 노력과 성과에 대한 보상이 합당하지 않다고 직언했다. 보상이 합당하지 않다보니 과기계로 향하는 인재들의 물길이 끊기고, 남아있는 이들 중 일부는 ‘고인 물’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최 부의장은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다. 다른 일자리의 보상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이직이 곧 지옥이라 생각하며 현실에 안주한다. 이는 결국 과기계 인재 부족, 국가 경쟁력 하락과 직결된다”고 비판했다.
최 부의장은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우리 과학기술계의 인재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지낸 그는 산학연정의 다양한 입장과 시각에서 이공계 인재 문제를 살펴왔다.
최 부의장은 “지난 2021년부터 한림대 총장직을 맡았는데, 대학에서 보면 인구가 줄어든 게 크게 느껴진다”면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현실이 너무 암울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성가족부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올해 782만명인 청소년 인구는 2060년이면 411만명으로 반토막 난다. 대학에 올 수 있는 인력 자원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은 ‘예정된 미래’라는 뜻이다.
반토막 난 인적자원 중 일부를 이공계로 이끄는 것은 더 험난한 과제다. 최 부의장은 “이공계 인재들이 자꾸 의대와 약대, 수의대로 갈아타고 있고, 반짝이는 공대생들은 일찌감치 외국으로 가버린다”면서 “이런 판국에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키우는 것은 저출산으로 신음하는 대한민국 인구를 어떻게 유지하느냐보다 더 어려운 문제”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 대안으로 꼽는 ‘해외 인재 영입’에 대해 최 부의장은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없다고 봤다. 그는 “미국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사람들이 다 미국 가서 공대 공부하고 기업에 들어가서 일해주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한국이 미국처럼 해외에서 고급 과학기술 인력을 데려온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인재 영입 이전에 과기계나 산업의 속성에 맞는 직업문화 패러다임부터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인력 모빌리티’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 부의장은 인력 모빌리티를 우수 인재가 정부와 산업계, 학계를 자유롭게 옮겨 다니며 재밌는 연구,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이동성이라 정의했다. 물론 능력에 따른 합당한 보상은 당연한 전제조건이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우수 인재들은 ‘일자리’가 아닌 ‘일거리’를 보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한 명의 인재가 여러 곳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 국가적으로나 산업적으로나 이득이다. 최 부의장은 “우수 인재가 이렇게 종횡무진 활약하며 개인의 역량이 강화되고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국가도 자연히 부강해진다”며 “이공계에 이런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인력 부족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 부의장은 하루 빨리 과학기술계 인력 구조와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력 모빌리티를 확장하기는커녕 점점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ETRI 1호 연구원으로 약 14년 간 근무하기도 했던 그는 “과거 출연연에서 근무할 때는 동료 연구자들이 회사나 대학으로 많이 이동했다”며 “그런데 요즘은 나가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연연 들어가면 정년이 62세로 보장이 되니 다들 출연연에서 정년까지 일을 한다”며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자 평균연령이 50대, ETRI는 40대인데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연구기관 중에 이런 곳은 없다”고 비판했다.
최 부의장은 “합당한 보상과 함께 이직을 장려하는 것은 현 MZ세대들의 성향에도 매우 부합하는 것”이라며 “‘이직을 하면 더 좋은 일이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도록, 개인의 커리어와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과기계 인재 육성 정책을 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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