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매출 3900만원"…은퇴자들 유혹하는 프랜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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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사업설명회 현장 가보니
일러스트=이철원
지난달 말 서울 양천구에서 열린 한 프랜차이즈 카페의 사업설명회. 한 달에 3회씩 수시로 본사 직원이 예비 창업자들을 모아두고 창업 비용과 수익, 입지에 대한 설명을 1시간가량 진행하고 있다. 이날 해당 직원은 “전국 곳곳에 우리 매장 90여 곳이 있는데, 한 달 매출 평균은 3900만원이고, 마진율만 따지면 업계 최대 수준”이라며 창업을 유도했다. 또 직원은 퇴직 후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외식업 경력이나 특별한 기술 없이도 쉽게 창업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카페를 여는 데 드는 창업 비용은 50㎡약 15평 기준 7750만원이었다. 가맹비와 점주 교육비, 설계비, 인테리어 시공비, 가구와 간판 등이 포함돼 있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실제 창업 비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임대료, 시설 설치비, 주방기기 비용 등은 별도였다. 한 예비 창업자가 “모든 가게가 일률적으로 같은 비용이 드는 것이냐”라고 묻자, 직원은 “우리가 안내해 준 좋은 입지에 가게를 열수록 가격은 싸진다. 허름한 곳 가면 인테리어 비용이 더 들지 않겠나”라고 하기도 했다.
직원은 “오늘 바로 계약을 하면 한시적 할인으로 가맹비 500만원을 깎아 주겠다”고도 했다. 타 업체와 비교하며 창업을 부추기기도 했다. 이 직원은 “저가 커피로 유명한 A업체는 창업 비용만 2억5000만원 이상인데, 매출이 아무리 높아도 우리만큼 수익 못 가져간다”고 했다.
최근 자영업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에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공격적인 예비 창업주 모집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작년 기준 60세 이상 자영업자 수는 전년보다 7만4000명 증가한 207만3000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이런 상황 속 은퇴 후 전문 기술 없이 자영업을 시작한 영세 창업주들을 노리는 이른바 ‘꾼’들도 넘쳐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특정 프랜차이즈 본부는 오픈 직후 내부 직원을 동원해 가맹 점포를 수십 개 확장하는 전략을 쓴다고 한다. 소위 ‘잘나가는 업체’처럼 보이게 한 뒤, 실제 점주들이 가게를 열면 가맹비만 받고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다. 또 가맹점주를 유인해 프랜차이즈 본부에 소개하며 중개 수수료만 취하는 부동산 컨설팅 업체나 창업 컨설팅 업체도 있다.
온라인상에서 과장된 정보로 예비 점주들을 낚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모집을 전문으로 하는 사이트도 많았다. 네이버 포털 상단에 노출된 프랜차이즈 점주 모집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니, ‘○○버거 월 매출 5000만원에 순수익 1800만원, 창업 비용 11개월이면 회수 가능’ ‘라면만 끓일 줄 알면 OK’ ‘업계 최다 마진율’ 등의 문구로 예비 창업자들을 유인하고 있었다. 또 매출 중 일정 지분을 본사에 지급해야 하는 로열티나 가맹비, 인테리어비 등을 선착순으로 면제해준다며 점주들을 유혹하기도 했다.
그래픽=이철원
또 컨설팅 비용으로 수백만원을 뜯어내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5월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B씨가 올린 글을 보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고 창업 컨설팅 업체와 계약을 맺고 300만원을 입금했는데, 업체가 상권 분석해준 내용이나 광고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 환불을 요구했지만 내부 자금 사정이 어렵다며 환불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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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인 기자 amig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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