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쫓겨날 정도로 합니다"…게임광 자처한 엔씨 대표 > IT/과학기사 | it/science

26일 성남시 분당 Ramp;D센터에서 엔씨소프트 제28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람들이 제가 게임을 모른다고들 하는데 게임에 돈을 거의 십일조 수준으로 쓰고 있고, 집사람한테 쫓겨날 정도로 합니다. 식사도 90%는 개발자들과 하지요."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26일 경기 성남 엔씨 Ramp;D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자리에서 "게임사 최고경영자CEO인데도 게임을 잘 모르고 사랑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는 한 주주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자신이 게임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만드는 게임은 다 해보고 이 중 2~3개는 8~9개월 이상 하고 있다"며 "제 유튜브 계정을 보면 알고리즘에 뜨는 것도 다 게임 유튜버들 영상"이라고 덧붙였다. 창업자인 김택진 공동대표뿐 아니라 사업 담당자, 개발자들과 소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도 했다.


엔씨의 핵심 지식재산IP인 리니지에 대해선 "제가 똥손이라 PC 리니지는 거의 못 하고 모바일 버전만 하고 있지만 정말 잘 만든 IP란 생각이 든다"며 "요새 이른바 리니지라이크라고 나온 게임들도 들어가서 하는데 사람들은 잘 끌어들일지 모르겠지만 1~2개월쯤 하다 보면 리니지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니지M·2M·W와 PC 버전 리니지 1·2를 통틀어 일간활성사용자DAU 수는 약 150만명으로 작년보다 오히려 늘었다"며 "리니지M은 작년 초 대비 사용자풀이 40% 늘었고 2M과 W도 감소 추세지만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주주가 엔씨 게임을 향한 일부 유튜버들의 허위사실 유포에 강력 대응이 필요하다고 발언하자 "저희도 정말 괴롭다. 도가 지나치다고 느끼는 게 많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엔씨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모니터링하면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올해 사업 전략도 제시했다. 박 대표는 "글로벌 게임시장 경쟁과 내부 도전 과제 속에서도 엔씨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올해 핵심 목표"라며 "서브컬처와 슈팅 장르를 중심으로 신규 투자와 판권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인수·합병Mamp;A을 통해 장르별 클러스터를 형성해나갈 것이란 구상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기술적 혁신과 적극적인 유저 소통으로 흥행작을 배출해온 과거 엔씨의 장점이 최근 약해졌다고 판단한다"며 "올해는 원팀 엔씨 정신을 되찾아 기본에 충실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