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픽셀 폴드 접을 때 두께는 삼성 갤Z폴드4보다 얇아 > IT/과학기사 | it/science

구글이 첫 폴더블폰 제품인 ‘픽셀 폴드’를 공개했다. 폴더블폰 시장 1위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민 모양새다. 양사 간 ‘프레너미Frenemy·친구이자 동시에 적인 관계 ’는 심화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삼성전자가 만든 스마트폰은 구글의 운영체제OS를 쓰고 있다. 검색엔진은 구글 플랫폼이며, 앱스토어로 구글스토어가 기본 설치돼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스마트폰는 삼성전자가 만들고 소프트웨어OS는 구글이 제공한다는 공식은 깨진지 오래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안드로이드 세계관을 공유해 왔지만, 2016년 구글이 스마트폰을 출시한 후 어색한 기류가 생겼다. 구글의 픽셀 폴드 출시는 삼성전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폴더블폰 시장에 구글이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로 바꿀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각 구글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연례개발자회의I/O에서 픽셀 폴드를 포함한 픽셀 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픽셀 폴드는 구글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작으로 ‘갤럭시Z폴드4폴드4’와 마찬가지로 옆으로 접는 형태의 스마트폰이다. 크기는 내부 메인 디스플레이가 7.6인치19.3㎝, 접으면 나오는 외부 디스플레이가 5.8인치14.7㎝다. 폴드4보다 길이는 짧고 가로폭은 넓다. 접었을 때 두께는 폴드4보다 얇고 무게는 20g 더 무겁다.

구글은 이날 발표에서 "픽셀 폴드는 제품이 출시되는 시장미국, 영국, 독일, 일본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 제품이다"며 "경쟁사 제품보다 내구성이 좋은 힌지접히는 부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구글이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텐서 G2’다. 퀄컴 ‘스냅드래곤8 1 세대’를 탑재한 갤럭시폴드4보다 성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램은 갤럭시폴드4와 동일한 12GB다. 카메라는 전면 2개, 후면 3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가미한 카메라 기능이 채용됐다.

구글은 10일부터 미국에서 픽셀 폴드 선주문을 받기 시작했고, 6월 제품을 출하한다. 한국 출시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구글이 국내서 스마트폰을 판매한 적 없는 만큼 픽셀 폴드도 한국에 정식 출시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픽셀 폴드 가격은 1799달러238만원로 갤럭시폴드4와 같다. 구글이 출시한 스마트폰 중 가장 비싼 제품이다.

블룸버그는 "구글이 그동안 보급형 기기 출시에 집중했던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2027년에는 지금 수량의 3배 이상 증가한 5000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닐 모스턴 스태레티지애널리틱스의 연구 책임자는 "올해 폴더블폰이 전 세계 스마트폰 매출에서 5%를 넘는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까지 폴더블폰 시장의 주도권은 삼성전자가 쥐고 있다.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79%에 달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이 늘고 있는 만큼 향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예정이다.

다만 구글의 폴더블폰 시장 진출은 삼성디스플레이에 호재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모든 폴더블폰의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이 확대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익도 자연스레 증가하게 된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