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정신 잃고 보수적 기업 운영"…엔씨소프트·넷마블·웹젠, R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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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일부 게임사만 Ramp;D 확대
“창업자들 도전 정신 잃어버려”
“창업자들 도전 정신 잃어버려”

일러스트=챗GPT 달리3
◇ 실적 부진하자 Ramp;D 비용도 줄여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Ramp;D에 약 4218억원2023년 4671억원을 투자,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매출 대비 비중은 27%로 전년26%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절대 금액이 줄면서 신작 개발이 지지부진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분야에 집중해 차세대 캐릭터 스캔·모션 기술 등을 연구 중이지만, 당분간 과감한 투자 확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넷마블 역시 지난해 Ramp;D에 6347억원2023년 6708억원을 투입, 전년 대비 금액이 줄었다. 매출 대비 투자 비중도 26.81%에서 23.83%로 낮아졌다. 신작 부재로 실적이 다소 정체된 가운데, 캐릭터 IP나 인기 웹툰·웹소설 IP를 활용한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제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컴투스도 지난해 Ramp;D에 1190억원2023년 1388억원을 집행, 투자액과 매출 대비 비중17.1%이 줄었다. 대표 IP인 ‘서머너즈 워’ 시리즈의 장기 흥행에 집중하며, 신작 개발에는 선택적으로 리소스자원를 배분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Ramp;D에 4248억원2023년 3792억원을 집행해, 투자 규모를 늘렸다. 다만 매출 대비 비중은 15.7%로 2년 전19.8%에 비해 낮아졌다. 이 회사는 ‘PUBG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글로벌 시장 공략과 AI·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 투자에 힘쓰고 있지만,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신작 출시는 예상보다 지연됐다는 평가다.

펄어비스 사옥 전경./펄어비스 제공
위메이드는 지난해 547억원2023년 545억원을 Ramp;D에 투입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7.69%로 2023년9.01%보다 내려간 상태다. 블록체인 및 미르 IP 확장 등 신규 사업에 관심을 두면서도,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대형 신작 투자는 선별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웹젠은 지난해 169억원2023년 181억원을 Ramp;D에 투입, 매출 대비 비중이 7.9%로 전년9.3% 대비 하락했다. ‘뮤’ 시리즈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면서도, 신작 개발과 해외 시장 진출은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33억원2023년 37억원을 Ramp;D에 투자, 전년 대비 금액과 매출 대비 비중약 1.40%이 함께 줄었다. ‘쿠키런’ IP를 활용한 후속작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대규모 투자는 신중히 검토하는 분위기다.
◇ 성장률 주춤해진 韓 게임 시장
모든 국내 게임사가 Ramp;D 투자를 줄인 것은 아니다. 넥슨의 게임 개발 자회사인 넥슨게임즈의 지난해 Ramp;D 비용은 721억원으로 전년보다 15.9% 증가했다. 2년 전인 2022년488억원과 비교해선 47.7%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Ramp;D에 1688억원을 투입해 전년1492억원보다 금액을 늘렸으며, 매출 대비 비중도 20.6%에서 26.9%로 뛰었다.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2’ 등 대형 프로젝트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네오위즈도 대형 콘솔 타이틀인 ‘P의 거짓’ 성공 이후 456억원2023년 41억원을 배정해 그동안 부족했던 개발 역량을 강화 중이다. 콘솔·PC 시장을 겨냥한 대형 신작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년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22조964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모바일게임은 13조6118억원4.1% 증가, PC 게임은 5조8888억원1.4% 증가에 그쳐 과거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던 시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다 보니,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나 콘솔·PC 기반 AAA급 프로젝트 등을 서둘러 선보이기보다는 검증된 IP에 개발력을 집중하거나 출시 일정을 조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팬데믹 시기와 달리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아졌고, 신작을 내놔도 기대만큼 흥행하기가 어려운 분위기”라면서 “일단 라이브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최소한의 신작만 선보이는 형태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중국 게임사는 ‘원신’ 개발 당시 수천억원을 과감히 투자하며 도전에 나섰지만, 국내 게임사들은 기존 IP에 의존하며 신작 개발을 회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창업자들이 초기 도전 정신을 잃고, 수익과 주가에만 몰두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 산업 전반의 혁신 동력 자체가 말라버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넥슨처럼 세대교체에 성공한 사례를 제외하면, 국내 게임업계가 창업자 중심의 보수적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과감한 세대교체와 리더십 교체를 통해 혁신을 되살려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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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탁 기자 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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