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태국·영국·캐나다까지 진출…年매출 200억 벨리곰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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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롯데홈쇼핑 팀장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캐릭터 ‘벨리곰’을 만든 일명 ‘벨리곰 아빠’ 유현진 콘텐츠개발랩 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해 벨리곰은 식음료, 의류, 게임 등 여러 업계와 협업하며 연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김지호 기자
유튜브 크리에이터나 캐릭터 회사가 만든 것처럼 보이는 영상 속 벨리곰은 사실 롯데홈쇼핑의 자체 제작 캐릭터다. 벨리곰은 2018년 이 회사 2년 차 신입 사원이었던 유현진38 팀장이 만들었다. 처음엔 소셜미디어 영상으로 차츰 인지도를 쌓다가 2022년 4월 잠실에서 열린 15m 대형 벨리곰 전시에 325만명이 방문하며 인지도를 대폭 높였다. 지금은 대만, 태국, 영국, 캐나다까지 진출하며 연 200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글로벌 캐릭터가 됐다. ‘3세대 초통령’으로 꼽히는 티니핑의 연 매출이 700억원대2023년임을 감안하면 벨리곰 매출은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주 고객이 50, 60대인 롯데홈쇼핑은 벨리곰을 통해 10대가 즐겨 입는 의류 브랜드와도 협업하는 등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그래픽=백형선
지난달 서울 양평동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만난 ‘벨리곰 아빠’ 유현진 팀장은 벨리곰의 인기 비결에 대해 “롯데홈쇼핑이 만들었단 사실은 숨기되 롯데란 대기업의 ‘숨은 조력’은 받았다”고 말했다. 사실 대기업이 만든 벨리곰은 사람으로 치면 ‘금수저’인 셈이다. 처음부터 롯데가 가진 영향력과 인지도를 업고 출발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벨리곰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무명無名’으로 시작해 인기를 얻기까지 3년 넘게 걸렸다. 이는 벨리곰이 캐릭터만으로 성공을 거두는 밑거름이 됐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기업이 만들었다고 하면 ‘후지다’는 느낌부터 들 수 있어 최대한 이를 숨겼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벨리곰이 롯데홈쇼핑 방송에 노출된 것은 ‘벨리곰 비빔면’을 판매했을 때 외에는 없다.
◇2년 차 신입 믿고 회사 전폭 지원
불과 2년 차 사원의 아이디어를 믿고 전폭적으로 밀어준 회사의 지원도 빛을 발했다. 유 팀장은 원래 롯데홈쇼핑에서 영상 편집을 했다. 유 팀장은 “당시 업계에선 ‘캐릭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았다”며 “하지만 회사는 전담팀까지 붙여주며 내 아이디어를 전폭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처음엔 유 팀장이 캐릭터 디자인, 샘플 제작, 스토리 설정 등을 직접 했고, 다른 신사업 담당 팀원 2~3명이 소셜미디어용 영상 촬영과 편집을 도왔다.
그러다 벨리곰이 2022년 큰 인기를 끌면서 6명 규모의 ‘캐릭터사업팀’이 생겼다. 본업이 ‘홈쇼핑’인 회사에 캐릭터팀이 생긴 것이다. 작년부터는 유튜브 영상팀과 굿즈 판매팀, 총 18명이 벨리곰 사업만 전담하고 있다. 유현진 팀장은 올해 연차에 비해 일찍 팀장으로 승진했다. 유 팀장은 “캐릭터 사업은 성공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회사가 믿고 기다려주지 않았다면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팀원들도 홈쇼핑 본업과 아예 다른 일을 맡게 되며 일의 재미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벨리곰 관련 매출은 2021년 60억원에서 2024년 200억원대가 돼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초기엔 소셜미디어 수익밖에 없었지만, 캐릭터 인기로 식품·화장품·게임·제약사 등과 협업하면서 캐릭터 사용료인 ‘IP’ 수익도 붙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롯데그룹 차원의 할인 행사나 ESG 활동에 벨리곰을 별도의 IP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얻는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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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주 기자 yun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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