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고지혈증약 끊었다" 왕실서도 귀했던 해독 수퍼푸드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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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양 다 잡는 수퍼푸드
끈적한 알긴산, 유익균 먹이 역할
대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하기도
요오드 1일 권장 섭취량에 맞춰
미역국은 두 그릇 이하로 먹어야

출처: GettyImagesBank
2월은 햇미역이 한창 수확되는 시기다. 한겨울 바닷속 영양을 가득 머금고 자란 미역이 세상 밖으로 나와 움틀 준비를 한다. 출산 후 회복식과 생일 음식으로 친숙한 미역은 과거 왕실에서도 귀하게 여긴 명품 해조류였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지금의 부산 기장 지역 미역을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다. 임금이 먹는 음식은 곧 국가의 자부심과 연결됐다. 진상품으로 지정된 식재료들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것이 많았다. 현대인에게 미역은 노폐물 배출과 혈관 건강을 돕는 해독·항산화 식품으로 가치가 높다. 미역을 비롯한 해조류 양식은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탄소를 흡수하고, 생물 다양성을 보존한다. 환경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K-로컬푸드, 미역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부산시 기장군의 김광숙여·69씨는 이맘때쯤이면 수확되는 제철 미역귀뿌리에 가까운 두꺼운 부위를 즐겨 먹는다. 혈관 건강에 효과를 본 데다 씹는 맛까지 좋아서다. 김씨는 "예전엔 피가 좀 탁했다. 50대 중반에 경미한 고지혈증이 있었는데, 미역 수확철에 무심코 미역을 챙겨 먹을 때마다 피 검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8년 전부터 꾸준히 미역을 먹은 덕분인지 지금은 피 검사에서 별문제가 없다"고 했다. 김씨는 현재 고지혈증약을 먹지 않는다. 혈압약은 복용하지만 정상 범위 내에서 조절되고 있다. 그는 "나이 들면 고지혈증이 많이 오고 혈압약·당뇨약도 같이 먹는 걸 주변에서 흔히 본다. 그런데 나는 70세를 앞두고도 건강이 더는 나빠지지 않고 괜찮다"고 했다.
미역·다시마 같은 해조류는 바다에서 나는 천연 해독 식품이다. 미세먼지와 중금속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효과가 있는 디톡스해독 식품으로 불린다. 끈적한 점액 성분인 알긴산이 핵심 역할을 한다. 알긴산은 몸에 흡수되지 않는 수용성 섬유질이다. 장내에서 점성을 형성해 노폐물과 독소를 흡착하고 변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과정에서 지방을 분해하는 담즙산 합성을 유도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하는 데도 기여한다. 소화되지 않고 장까지 내려가므로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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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유지하는 친환경 식품
식품이 식탁에 오르기 전 생산 과정까지 고려하는 소비자에게 미역은 좋은 선택지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한국의 미역 양식을 소개하며 “해조류는 담수나 비료 없이 자라므로 다른 식량 생산 방식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조류가 성장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도 한다”고 분석했다.
상명대 융합기술대학 식품공학과 이승호 교수는 "미역 같은 해조류는 영양 가치가 높고 환경 부담이 적다.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조류를 효과적으로 분해, 가공하면 탈모 예방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며 "아직은 분해가 어려워 상당 부분 버려지고 있는데, 이를 재활용해 에너지 등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하는 바이오매스 연구가 활발하다"고 덧붙였다.
미역에 부여하는 친환경 수산물 인증도 있다. 세계해양관리협회ASC·해양관리협의회MSC의 인증ASC-MSC으로, 수산 자원의 서식지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책임 있는 양식장에 주어진다. 양식이 과밀화되면 해양오염이 심해지고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2019년 처음으로 인증을 받은 기장물산 김민수 대표는 "미역, 다시마를 양식할 때 줄 간격을 넓게 두면 해류가 원활히 흐르면서 자연정화 작용을 해 부패를 막고, 미역을 서식지로 삼는 다양한 어류의 이동과 생존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때 미역, 다시마가 햇빛을 골고루 충분히 받으며 자랄 수 있어 맛과 영양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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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 전 2회 이상 세척해야


미역을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먹는 방법은 뭘까. 미역국 한 그릇건조 미역 7g 기준엔 요오드 1.1mg이 들었다. 요오드는 갑상샘호르몬 생성에 필수로, 하루 권장 섭취량은 0.15mg 정도다. 갑상샘호르몬은 에너지 활동을 조절하고, 여러 호르몬이 균형 있게 작동하도록 돕는다.
요오드를 과다 섭취하면 입·목·배에 통증이 생기거나 발열·메스꺼움·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장기간 과하게 먹으면 갑상샘기능항진증 등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있다. 다만 출산 후 1~4주간 짧은 기간에 요오드를 과하게 섭취하는 정도는 건강한 산모에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한편 해조류에 묻어 있을 수 있는 미세 플라스틱은 씻는 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역·다시마를 조리 전 두 번 이상 깨끗이 씻으라고 권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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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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