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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가 시세조종 컨펌" 발언한 카카오엔터 이준호, 증언 바꾼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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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0회 작성일 24-08-1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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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윤정희씨 SM엔터·카카오엔터 대주주…실질적 이해관계자
이 부문장 "김범수 컨펌 있었다" 증언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 온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 온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 그룹이 김범수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사상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김 창업자의 구속에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그가 시세조종을 컨펌승인했다고 말한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의 증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호 부문장과 부인인 배우 윤정희 씨는 SM엔터 인수에 따른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이면서, 수혜자인 정황이 드러났다. 아울러 이준호 부문장은 카카오엔터가 부인이 대주주로 있는 드라마 제작사인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혐의로 여러 차례 검찰조사를 받는 와중에 증언을 180도 바꾸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 카카오 재판의 열쇠로 부상한 이준호 부문장의 입

이준호 부문장은 현재 시세조종과 관련돼 엮인 세 축인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 SM엔터 모두와 연관된 핵심 인물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 하이브와의 혈투 끝에 SM엔터 인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인수 과정에서 하이브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의 주가를 하이브의 목표 주가인 12만원보다 높이 띄웠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이러한 시세조종 과정에서 카카오가 사모펀트 업체 원아시아와 공모했다는 혐의도 받는 상황이다.

이준호 부문장은 지난달 5일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SM엔터 인수 등과 관련해 배재현 대표가 브라이언카카오 내부에서 사용되는 김범수 창업자의 영어 이름의 컨펌을 받았다고 얘기했다"라고 증언했다.

이후 수사는 급물살을 타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달 23일 영장실질심사 끝에 구속됐다. 검찰은 8일 김 창업자를 구속 기소했다. 반면,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이준호 부문장은 같은 날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 안팎에서는 올해 1월 시행된 자본시장법상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가 이 부문장에게 처음으로 적용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카카오 변호인단의 의견서에 따르면, 이준호 부문장은 처음에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카카오가 행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두 번째 검찰조사를 받았던 지난해 11월 29일이다. 그는 기존의 입장을 번복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등이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호 부문장의 부인인 배우 윤정희씨는 SM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 중 한 명이다. 아울러, 자신의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는 이준호 부문장의 주도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하기도 했다. /더팩트 DB
이준호 부문장의 부인인 배우 윤정희씨는 SM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 중 한 명이다. 아울러, 자신의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는 이준호 부문장의 주도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하기도 했다. /더팩트 DB

◆이준호·윤정희 부부, SM엔터 대주주이자 카카오엔터 대주주…양쪽에서 대박

이준호 부문장과 그의 부인 윤정희 씨는 이번 SM엔터 인수전의 이해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윤정희 씨가 SM엔터와 카카오엔터의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윤 씨는 2022년 말 기준, SM엔터 주식 약 6만7000주를 보유한 큰손이었다. 당시 최대 주주였던 이수만 SM엔터 창업자 겸 전 총괄프로듀서와 그와 엮인 특수 관계인을 제외하면, 개인 투자자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아울러 윤 씨는 2019년부터 약 120억원 규모의 카카오엔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역시 개인 주주 중 최대 수준이다.

이준호 부문장은 지난해 2월17일 한 증권사 직원에게 통화로 "아내윤정희 계좌에 있는 SM엔터 주식을 오늘 주가가 13만2000원을 넘기면 다 팔아달라"고 요청했다. 윤 씨는 해당 거래로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연초 7만원대로 시작한 SM엔터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치던 날이자, 수사당국이 카카오와 원아시아 측이 공모해 SM엔터 주식을 매입했다고 보는 날짜 중 하나다. 실제로 원아시아 측은 2월 16~17일 SM엔터 지분을 매입했지만, 카카오 측은 아직 SM엔터 전면 인수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시점이기도 했다.

같은 달 15일 카카오의 투자심의위원회 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SM엔터와 사업협력을 유지하자", "경영권 분쟁 상황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모든 대응방안에 반대한다", "하이브와 협상에 주력하자" 등의 의견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투심위는 카카오 그룹의 비공식적 투자 관련 협의체로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해 배재현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준호 부문장은 투심위 멤버가 아닌 만큼, 하이브와의 SM엔터 인수전이 달아오르는 시점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윤정희 회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논란이 올가미로

수사당국은 해당 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라마 제작사인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건으로 시선을 돌리며 수사 범위를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2020년 카카오엔터당시 카카오M에게 인수됐다. 당시 회사 소유주는 윤정희 씨, 인수를 추진한 이는 당시 영업사업본부장이던 이준호 부문장이다. 바람픽쳐스는 자본금 1억원의 회사로 2018년부터 영업손실을 보기 시작해 2020년 손실 규모 22억원을 기록해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다.

시세조종 건으로 수사 당국의 주목을 받은 이준호 부문장에게는 부인 윤정희 씨에게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회삿돈 200억원을 투입해 부실 기업을 인수했다는 혐의도 추가됐다. 카카오엔터는 바람픽쳐스 인수 이후 200억원 규모의 증자도 단행해 총 400억원 규모의 배임 혐의를 받는다.

이준호 부문장은 올해 1월과 3월에는 바람픽쳐스 인수 과정에서의 배임 행위로 2차례의 구속영장 심사를 받았다. 윤정희 씨도 지난해 12월 바람픽쳐스 인수 사건으로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논란을 비판하며 단체 행동을 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논란을 비판하며 단체 행동을 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 "우리는 스키다시…김범수·배재현 넘기자"

<더팩트> 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준호 부문장은 검찰에 유리한 증언을 할 경우,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를 벗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함께 혐의를 받는 원아시아의 회장 지 모 씨에 함께 김범수 창업자와 배재현 대표 등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자고 권하는 정황도 드러났다. 더팩트>

그는 두 번째 검찰 조사를 앞둔 시점, 지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냥 그들수사당국이 원하는 것을 주면 끝나나", "검찰이 원하는 것은 김범수 창업자가 시세조종 등을 알았느냐, 몰랐느냐만 원하는 것 같다", "우리는 스키다시곁들이 음식에 불과하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준호 부문장은 지난달 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SM엔터 인수와 관계없는 내용까지 검찰에서 의심을 받는 상황이었고, 더군다나 가족까지 고통받고, 회사가 마비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여러 곳에서 나를 이상하게 보는 시선도 이어져 굉장히 힘들었다"며 "이러한 상황에 진실을 더 이상 감춰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증언을 바꾼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카카오 변호인단 측은 그 다음 재판 기일에 "이준호 부문장이 검찰의 바람픽쳐스에 대한 별건 수사가 확대되자, 혐의에#x200a;서 벗어나기 위해 검찰이 원하는 대로 김범수 창업자와 배재현 대표의 범죄 혐의를 넘겨주#x200a;고 자기는 피해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이 건은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건인 만큼, 회사 차원의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더팩트> 는 이준호 부문장에게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얻은 경제적인 이익과 증언 번복의 배경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별다른 답을 받지 못했다. 더팩트>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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