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웬 날벼락" 돌아온 트럼프…바뀔 기후변화 대응은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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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베이비, 드릴, 베이비Baby, Drill, Baby”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 운동 내내 외치고 다니던 말이다. 미국 내 셰일가스와 석유 시추를 확대하겠다는 이야기다. 지난 7월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미 화석연료 생산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곧 전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보다. 국제 사회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태양력, 풍력 등으로 대표되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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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기후변화 불신론자로 잘 알려져 있다. “녹색 신종 사기2024년”, “중국의 사기극2012” 등의 발언으로 기후변화 자체를 여러 차례 부정했고, “날씨가 추운데 지구온난화가 무슨 소리냐”며 조롱을 일삼았다.
이런 탓에 트럼프의 재선으로 그동안 추진돼 왔던 모든 기후변화 대응책들을 무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물론 국내의 친환경 사업도 위축될 거란 전망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백악관을 비운 사이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산업이 곳곳에서 진척된 만큼, 대세를 거스를 수 없을 거라는 낙관도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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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KPMG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는 반대 방향의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기존에 규제를 강화했던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고 파리기후협약 재탈퇴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입장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트럼프가 탄소 배출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제조업 일자리를 확보하고 생산 비용을 절감해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기업들에 부담을 줬던 기후 관련 공시 의무화에도 소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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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친환경 전환 부담은 덜 테지만, 에너지 전환 속도도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보조금이 축소되면 사업성 악화로 한국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미국 및 해외 발전 프로젝트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관련 부품 제조 및 솔루션 기업 등의 대미 수출 등도 줄어들면서 친환경 산업의 공급망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대해 베티 왕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 기후 선임 프로그램 책임자는 “기후 자금과 기술 파트너십에 크게 의존하는 아시아 전역에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며 “미국의 리더십 부재로 다른 국가들과 자체적인 약속을 강화하고 유럽연합 등 다른 지역과 협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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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트럼프의 귀환이 기후변화 대응의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방향까지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전세계 기후과학자들의 예측이다.
실제 미국은 그동안 국제 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에 엇박자를 내온 전적이 있다. 조지.W.부시 행정부도 제3차당사국총회COP에서 채택된 교토의정서를 2001년 탈퇴한 바 있다. 트럼프도 파리기후협정COP21에서 탈퇴했으나 바이든 행정부에서 다시 가입했다.
알렉스 스콧 국제 기후 싱크탱크 ECCO의 기후외교 선임고문은 “트럼프가 다시 파리협정 탈퇴 의사를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당시 국제 사회의 대응은 파리기후협정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와 약속 재확인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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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도 트럼프의 기후변화 대응 완화 기조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지난 트럼프의 재임 기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가 백지화되고 재생에너지 지원도 축소됐다. 그럼에도 재생에너지 신규 설치는 늘어나고 석탄 발전을 오히려 줄어들었다.
연방 차원의 정책과 달리 주 단위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일관적으로 펼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콧 고문은 “연방 정부의 지원이 없어도 2035년까지 48% 이상의 배출 감소를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덧붙였다.
새 재임 기간에도 상원까지 공화당이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IRA를 축소하거나 폐지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RA의 수혜를 입은 지역들은 미국의 중남부, 즉 트럼프의 지지 기반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또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된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미국 역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프리데리케 오토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기후과학자는 “미국의 거의 모든 주가 가뭄을 겪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남동부 지역을 강타한 연속적인 허리케인이 큰 피해를 입혔다”며 “화석연료를 태우는 한 극한 기상 현상은 미국에서 계속해서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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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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