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셔야 잠이 잘와" 매일 술 마시던 의사, 금주 후 생긴 변화
페이지 정보
본문
왼쪽부터 웨일스 출신 의사 알렉스 조지가 술을 끊기로 결심했을 당시 모습, 금주 30일차, 1년차, 2년차의 모습./인스타그램
17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웨일스 출신의 의사이자 영국 교육부에서 청소년 정신건강 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알렉스 조지 박사는 유튜브를 통해 ‘나는 술을 끊었고 내 인생을 바꿨다’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술을 끊은 지 2년이 됐다”며 달라진 수면 습관을 공개했다.
조지 박사는 4년 전 동생을 잃은 뒤 술에 의존하며 살다가 2년 전 어느날 망가진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술을 끊기로 결심했다.
술을 처음 끊었을 무렵 조지 박사를 힘들게 한 것은 잠이었다. 좀처럼 쉽게 잠이 들지 못했던 그는 이상한 꿈을 자주 꿨으며 잠을 자도 피로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2개월 후 이 같은 증상은 감쪽같이 사라졌고, 숙면을 취하게 됐다.
조지 박사는 “수면의 질이 좋아지기 전 처음 8주 동안은 수면의 질이 더 나빠졌다”며 “술을 끊겠다는 결정이 내 삶에 긍정적인 도미노 효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조지 박사의 사례가 ‘술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일부 사람들이 가진 잘못된 인식을 반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셀 포스터 옥스포드대 교수는 “어떤 사람들은 숙면을 위해 술을 마신다고 하지만 진정 작용과 수면은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수면은 얕은 잠을 자는 렘REM수면과 깊은 잠을 자는 비렘수면으로 나뉘는데, 이중 비렘수면은 전체 수면의 80%를 차지한다.
연구에 따르면 잠자기 전 마신 술은 수면 시간 초기 비렘수면 시간을 늘려 빠르게 깊은 잠에 들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문제는 렘수면 시간이 줄어 수면의 질은 떨어지고, 비렘수면 상태에서 잠에서 깨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포스터 교수는 “렘수면은 가장 복잡하고 생생한 꿈을 꾸는 때로 감정 처리와도 관련이 있는 단계”라며 렘수면이 부족할 경우 건망증, 불안, 집중력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알코올은 상기도 근육을 이완시켜 수면 중 기도 폐쇄로 인한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술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불면증을 겪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한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의 3분의 1이 불면증을 겪는 반면 알코올 의존 환자는 3분의 2가 불면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터 교수는 자기 전 마시는 술이 장기간에 걸쳐 수면 단계의 진행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박사의 경우처럼 술을 끊더라도 수면 습관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최대 8주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고, 사람에 따라 이 기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기 전에 와인 한 잔을 마시면 수면의 질이 약 10% 낮아질 수 있지만, 취기를 느끼기 시작했다면 수면의 질은 40% 낮아질 것”이라며 취침 시간에 가까울수록 수면의 질은 더 나빠진다고 설명했다.
조선닷컴 핫 뉴스 Best
[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김자아 기자 kimself@chosun.com
관련링크
- 이전글과기정통부, 이공계 연구생활장려금 권역별 공청회 진행 24.12.17
- 다음글"평균 나이 40.4세"…韓 차세대 과학기술 리더 20인 누구 24.12.1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