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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되고 싶었는데" 세상 떠난 22살…눈물겨운 마지막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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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4-12-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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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경찰 되고 싶었는데quot; 세상 떠난 22살…눈물겨운 마지막 약속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내 딸아, 자랑스럽고 엄마로서 감사하고 사랑한다. 보고 싶어.”

전신중증근무력증. 신경 자극이 근육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일상 생활이 힘들다. 결국, 경찰이 되려던 꿈도 포기해야 했다.

이제 겨우 22살, 투병 생활은 힘겨웠다. 그런데도 만약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고 했다. 외동딸의 힘겨운 투병 생활을 지켜봐야 했던 그녀의 엄마는 “장난이라도 그런 말 하지 마라”고 했다.

그리고 끝내, 22살 청춘은 세상을 떠났다. 유언처럼 남긴 마지막 부탁, 그에 따라 5명의 생명을 살리고서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1월 28일 가천의대 길병원에서 원유선22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17일 밝혔다.

원 씨는 지난 11월 20일 저녁, 갑자기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상태에 빠졌다. 원 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했다.

원 씨는 10대 시절인 2018년 2월에 전신중증근무력증을 진단받았다. 신경 자극이 근육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질환으로, 심할 경우 전신의 근육을 제대로 쓰지 못해 걷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원 씨도 이 질환으로 정상적 생활이 어려웠다. 경찰이 되는 게 꿈이었지만, 이 꿈 역시 포기해야 했다.

건강을 되찾고자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면서도 원 씨는 “만약 삶의 끝이 온다면 누군가를 살리는 기증을 하고 싶다”며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했다. 가족들은 원 씨가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그녀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로 결심했다.

외동딸로 태어난 원 씨는 차분하고 자상한 성격으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매일 일기를 쓰며, 하고 싶었던 일이나 즐거웠던 일을 남기는 취미도 있었다.

동물도 좋아해 시간이 될 때마다 유기견 보호센터로 가 자원봉사를 했다. 힘든 부모를 돕고자 식당 주방 일, 택배 분류 등 다양한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가장 큰 슬픔은 남겨진 이들의 몫이다. 그래도 원 씨의 모친은 마지막 순간까지 세상에 새 생명을 베풀고 간 딸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놓치지 않았다. 원 씨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외동딸에게 보내는 인사다.

“유선아. 늘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좋아했고, 아픈 상황에서도 더 어려운 사람을 걱정했던 너였지. 그런 네가 삶의 끝에 기증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장난이라도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너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누군가를 위해 아름다움을 나누고 떠나는구나. 내 딸아, 자랑스럽고 엄마로서 감사하고 사랑한다. 보고 싶어. 유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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