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풍경" 강릉 바다가 변했다…할 말 잃게 만든 이 사진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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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같은 바닷가가 맞아?” 투명한 바다 옆으로 끝없이 펼쳐진 고운 모래 사장. 전통의 피서지로 꼽히는 강릉 바다다. 그런데, 변했다. 해안선엔 모래가 사라졌고, 남은 건 거친 자갈들이다. 모래 사장 옆으로 이어지던 산책로도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강릉뿐 아니다. 전국의 많은 해안의 모래사장이 침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근에서 관광 시설이나 항만 등을 짓는 영향이라는 게 환경단체의 시각이다. 태풍, 높은 파도의 충격을 흡수해줄 모래사장이 사라지면서 기후위기에 따른 재난 피해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안 침식이 두드러지는 곳은 강원 강릉시에 위치한 하시동·안인 해안사구다. 이곳은 남대천과 군산천을 따라 흘러온 모래가 해안선에 쌓이면서 축구장 약 33개23만3964㎡에 넓이의 모래언덕이 형성됐다. 동해안에서 가장 넓은 모래언덕인 만큼 다양한 식물과 수달, 삵, 물수리 등 멸종위기야생동물이 생태계를 이뤄 살아가고 있었다. 환경부도 2008년 환경부에서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곳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건 2020년께다. 이곳 주민들과 녹색연합은 하시동·안인해안사구가 안인화력발전소 공사의 영향으로 무너졌다고 봤다. 대형 수송선이 정박할 항만을 만들기 위해 2020년부터 해상방파제 공사가 시작됐다.
하시동·안인 해안사구뿐 아니라 침식 위험에 처한 모래언덕의 근처에는 이같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게 녹색연합의 설명이다. 이들이 지난 2~4월 동해와 서해안의 54개 지점을 선정해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51개 지점의 인근에 관광 시설, 항만, 발전소 시설이 개발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동해안의 경우 침식 피해가 심각한 해변은 대부분 돌출시설물 주변에 위치했고, 대형발전소 시설 주변의 피해 정도가 크게 발견됐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강릉안인석탄화력발전소, 삼척석탄화력발전소, 한울 핵발전소, 월성 핵발전소,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등의 인근이다. 시설물이 설치되면서 해안 전체가 사라지거나, 지속적인 침식으로 해안선 후퇴가 발생했다.
문제는 침식 피해를 복구하려는 시도했지만 정작 해안 복원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녹색연합은 조사 대상 54개 지점 중 34개 지점에서 침식 저감 시설을 설치한 후에도 모래가 깎여 나가거나 구조물이 무너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몇몇 해안에서는 오히려 시설물 설치 이후 침식이 악화된 곳도 있었다. 일몰을 감상하는 캠핑지로 유명한 충남 태안군 운여해변의 경우 해양수산부의 연안침식 실태조사2023년 기준에서 C등급을 받았다. 침식 방지를 위해 호안, 돌제 등이 설치돼 있지만 북측 해안의 호안과 일부 구간의 해안 숲이 붕괴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위기로 이같은 해안가 모래사장과 언덕은 더 깎여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해수면이 높아지고 태풍과 높은 파도고파랑으로 모래가 더 유실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태풍과 해일, 높은 파도 등을 완충하는 역할을 했던 모래언덕이 사라지면 인근의 주거지와 배후 시설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연안을 보전하기 위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해안선에서 먼 곳으로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그 사이에 완충 공간을 복원하는 ‘해안선 후퇴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시설물로 인한 2차 침식 발생, 고파랑과 태풍으로 인한 침식 피해지 확대 등의 추세에 따라 시설물 설치 대상 구간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침식유발 시설물 철거와 모래 흐름 복원 방안을 통한 연안환경 보전정책 및 연안개발제한, 환경경영향평가 연안침식영향평가 의무 도입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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