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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정자, 갈고리 머리로 자궁벽 찍어 이동한다…국내 연구진 최초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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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4-12-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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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교토대, 쥐 정자와 생식기관 간 상호작용 분석
정자 이동을 현미경으로 본 모습의 일러스트./WSU

정자 이동을 현미경으로 본 모습의 일러스트./W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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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쥐 정자가 갈고리처럼 생긴 머리로 자궁벽을 찍어 이동하는 현상을 최초로 포착했다.

박정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김재익 UN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진, 류흥진 교토대 연구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쥐 생식기관 내부에서 일어나는 정자의 이동 과정을 분석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지난 11월 22일 게재됐다.

지금까지 쥐의 정자는 갈고리처럼 생긴 머리를 서로 기차처럼 이어 난자를 향한 이동 속도를 높인다는 ‘정자 협력’ 가설이 유력했다. 이번 연구는 설치류의 정자 갈고리 기능에 관한 가설을 생체 조직 내에서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정자의 머리는 초록색, 꼬리 일부는 빨간색 형광을 내도록 유전자 조작한 수컷 쥐를 암컷 쥐와 교미시킨 뒤 생식기관을 적출해 정자 기능을 관찰했다. 그 결과 정자가 머리의 갈고리로 자궁과 난관 내벽을 찍어 빠르게 이동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는 또 다른 가설인 ‘정자와 암컷 생식기관 간의 상호 작용 가설’을 뒷받침하는 관찰 결과다. 연구진은 정자가 머리의 갈고리를 암컷 생식기관 내벽에 찍어 이동하면서 직진성을 높이고 강한 유체의 흐름에 저항할 수 있다고 봤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정자들의 머리가 한 방향으로 정렬되거나, 정자들의 꼬리가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선수처럼 동기화돼 같이 움직이는 현상들이 처음으로 관측됐다. 연구진은 정자 갈고리의 고정 효과 덕분에 정자의 머리가 한 방향으로 배열되어 움직이거나, 더 나아가 동기화된 헤엄치기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쥐 정자의 머리 갈고리가 이 같은 행동을 위한 진화의 산물일 수 있다는 새로운 가설도 제시했다.

연구진은 “정자 협력 가설은 여태까지 관측 기술의 한계로 2차원 배양 디쉬에서만 관찰됐다”며 “이번 실험에서 실제 생식기관 내부를 관찰해 분석한 결과, 기차 형태로 모여 이동하는 소수의 군집이 발견되긴 했지만, 이들의 이동 속도가 개별 정자에 비해 빠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자 협력 가설을 완전히 뒤집기 위해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획득한 영상을 통해 정자의 이동 속도와 이동 특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기술도 확보해, 정교한 난관 모사 칩 개발, 난임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eLife2024, DOI: https://doi.org/10.7554/eLife.96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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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아름 기자 ar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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