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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연구도 있었어?" 손가락 베기 쉬운 종이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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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1회 작성일 24-07-0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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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차라리 어디 부딪쳐서 멍드는게 낫지.”

종이에 손가락이 베이는 일. 누구나 한 번쯤은 당해 봤을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다. 늘 조심한다지만 베이는 건 순간이다. 통증은 그렇다 치고 종이에 베이는 그 느낌이 소름 돋는다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덴마크의 한 교수가 손가락이 잘 베이는 종이 두께에 대해 실험을 했다.

최근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E’에는 덴마크 공대 물리학과 카레 옌센 교수의 실험 논문이 실렸다. 옌센 교수는 본인이 과학 논문을 읽다가 자주 손가락이 베인 경험을 토대로 손가락에 가장 위험한 종이 두께를 알아보고 싶어 실험을 진행했다.

옌센 교수는 얇은 휴지부터 과학 저널, 프린트 용지, 책, 명함, 사진 등 다양한 두께의 종이를 모았다. 그리고 손가락 대신 손가락과 물성이 가장 비슷한 탄도 젤라틴ballistic gelatin을 로봇에 끼워 다양한 각도로 종이를 밀어 넣어 봤다. 그 결과 65㎛ 두께의 종이가 젤라틴에 15도 각도로 들어갈 때가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종이 두께는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과학 저녈에 많이 쓰인다. 과학자 손에는 과학 저널이 가장 위험한 종이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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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약사 직원 A씨는 “업무상 해외 논문이나 저널을 많이 보는 편인데 종이로 볼 때 가끔 손이 베인 적이 있다”며 “아픈 건 둘째고 그 느낌이 너무 싫어 조심해서 페이지를 넘긴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옌센 교수는 “이보다 얇으면 손가락과 접촉하자마자 구부러지고 더 두꺼우면 압력이 종이 전체에 분산되면서 충격이 무뎌진다”고 말했다.

교수 연구팀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각종 폐지로 재활용 칼을 만들었는데, 이 역시 65㎛ 두께가 물건을 자르기에 가장 좋았다. 폐지 칼은 사과와 오이, 닭고기까지 자를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종이에 베이는 건 그리 큰 상처는 아니지만 그에 비해 통증은 크다. 몇 해 전 미국 과학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종이에 손이 베였을 때 통증이 큰 이유로 종이 자체의 구조 때문이라고 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카는 “겉으로 볼 때 매끈해 보이지만 종이 날은 확대해서 보면 사실 톱날과 같다”며 “종이에 베인 상처는 작은 톱에 썰린 모양처럼 들쭉날쭉해져 통증이 더욱 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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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상처. 네이버 블로그

손가락 끝에 신경이 집중된 부위여서 통증이 더 심하다는 이유도 있다. 손가락은 통각 수용기의 밀도가 가장 높은 신체 부위다. 우리 신체의 거의 모든 부위가 아픔을 느끼는 통각 수용기를 가지고 있지만 손가락이 특히 더 외부 자극에 민감하다.

하버드 의과대학 신경학과 루이즈 오클랜더 교수는 “팔이나 다리로 물건의 감촉을 느낄 때보다 손으로 물건을 만질 때 우리의 뇌는 10배 이상 집중하는 능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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